[속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병학 전북 부안군수에 대한 첫 공판이 30일 오전 정읍지원(지원장 김용일)에서 열렸다.
 
이날 재판에서 서성환, 진봉헌, 구자호 변호사 등 이 군수의 변호인들과 전주지검 정읍지청 안종오 검사는 이 군수가 민주당 전북도당 박모간부에게 전달한 1천만원이 특별당비인지, 공천을 위한 대가성 돈인지를 놓고 치열한 법리공방을 벌였다.

피고인신문에 나선 안종오 검사는“당 경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회계담당자도 아닌 조직국장을 당 밖으로 불러내 현금 1,000만원을 건넨 이유가 뭐냐”며 출처와 경위 등을 집중추궁했다.

안 검사는 이어“돈을 주고받은 직후 조직국장과 피고인이 두 차례에 걸쳐 통화한 사실이 확인됐는데, 이 때 조직국장이 웬 돈이냐, 너무 적은 아니냐 등의 말을 하지 않았냐”고 추궁했다.

특히“어려운 당 살림을 돕고, 충성심을 보이기 위해 돈을 건넸다”는 이 군수의 해명에 대해서는“그 돈이 특별당비었다면 오히려 당원들에게 귀감이 되는 행위인데 왜 당당하게 계좌이체 등을 하지 않고 당 밖에서 만나 현금으로 줬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피고인은“그 때 계좌이체했다면 지금 이런 상황도 없었을텐데 후회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변론에 나선 서성환 변호사는“수사기록 확인 결과 피고인이 돈을 건넨 후 불과 28분만에 조직국장이 당 계좌에 돈을 입금했다”며“돈을 건넨 후 10여분 후 이뤄진 조직국장과 피고인과의 통화 역시 40∼50초에 불과해 검찰에서 주장하는 내용의 통화를 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서 변호사는 또“특별당비는 사무처장, 조직국장, 총무국장 등 당 간부면 누구나 수령해왔고, 단지 전체적인 회계업무만 총무국장이 담당해왔다”며“특히 당시 피고인의 운전기사가 조직국장의 차에 돈을 전달하고 열쇠까지 갖다 준 만큼 차에 돈이 있는 걸 보고 놀랐다는 조직국장의 증언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피고인은 이에 대해“계좌이체 등의 방법은 당비대납을 막기 위한 제도로만 알고 있었고, 특별당비도 그렇게 내야하는 지는 몰랐다”며“97년 대통령 선거 때 2,000만원과 올 2월 200만원의 특별당비도 같은 방법으로 납부했다”고 말했다.
 
이 군수에 대한 2차심리는 내달 6일 10시에 있을 예정이다.
 
한편 이날 공판에는 정균환 민주당 도당위원장을 비롯 당직자와 지지자 등 300여명이 방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