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해남.완도.진도 선거구에서 무소속 후보가 통합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는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가 펼쳐졌다.

김영록(53) 전 전남도 행정부지사가 인물론과 참신함을 내세우며 이번 총선에 나서 민주당 후보를 물리치고 18대 국회에 입성하는 최대 이변을 연출했다.

▲ 김영록 당선자     © 편집국

현역 의원 2명을 물리치고 민주당 공천을 따낸 민화식 후보가 선거 초반 여유있는 1위를 유지하며 싱겁게 끝날 것 같았지만 선거 막판 금품 살포 의혹이 불거지면서 선거판이 요동을 쳤고 결국 이변이 일어났다.

지난 1월 전남도 행정부지사에서 물러난 김 당선자는 처음 도전장을 냈던 강진.완도 선거구가 분리되는 등 선거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2차례의 민선 군수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통합민주당 민화식(69) 후보와 맞대결을 펼쳐 민 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렸다.

김 당선자는 뚜렷한 정책이나 이슈가 부각되지 않은 채 통합민주당 바람과 소지역주의로 흐르던 이번 선거에서 막판 터진 민 후보의 금품살포 의혹과 변화를 바라는 유권자들의 선택에 힘입어 마지막 정치 인생을 걸고 도전한 민 후보와의 정면대결에서 승리를 일궈냈다.

관선 시절 강진과 완도군수를 지냈던 김 당선자는 초기 여론조사에서 50%가 넘는 독보적인 지지율을 보이는 등 순조롭게 출발했다.

그러나 지난 2월 인구 하한선에 따른 선거구 조정으로 강진은 영암.장흥 선거구에, 완도는 해남.진도 선거구에 포함되면서 좌절을 맛보기도 했다.

이어 자신의 고향 완도가 포함된 해남.완도.진도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진 김 당선자는 믿었던 통합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했고 이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를 강행했다.

하지만 신인인데다 인지도마저 낮아 선거 초반 여론 조사에서 10%대 지지율에 머무는 등 어려운 선거전을 치러왔다.

이후 '젊고 깨끗한 인물론'이 유권자들에게 각인되면서 지지율이 서서히 올라갔고 지난달 말 여론 조사에서는 30%대에 육박하는 등 가능성을 보여왔다. 더욱이 투표 1주일을 앞두고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았던 통합민주당 민화식 후보의 금품살포설이 터지면서 역전 드라마를 쓰는데 성공했다.

김 당선자는 "군민 한사람 한사람의 표가 모여 해남ㆍ완도ㆍ진도의 기적을 만들었다"면서 "나의 당선은 곧 군민의 당선인 만큼 모든 것을 군민들에게 맡기고 깨끗한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또 통합민주당 복귀와 관련해서 "많은 분들이 복당을 원하고 나 또한 복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먼저 군민들의 뜻을 들어본 뒤 지역민들의 뜻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당선자는 또 "농어업이 주된 산업인 해남.완도.진도를 위해 농업 육성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지역민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한 뒤 "완벽한 정책 수행으로 살맛나는 해남.완도.진도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 민화식 후보는 해남군수직을 버리고 '한 체급' 올려 도전한 2004년 6월 전남지사 보궐선거에서 패퇴한 데 이어 10월에는 해남군수 보궐선거에도 낙선했으며 2006년 5월에는 해남군수에 재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셨고 이번에도 '금품 살포 의혹'을 넘지 못한 채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