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갑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고배를 마신 한화갑 전 옛 민주당 대표가 10일 “광주의 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 한화갑 전 옛 민주당 대표는 10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광주의 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광주시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광주에 온 것은 저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정면으로 돌파하고, 광주시민의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높은 정치의식을 가지고 있는 광주시민의 민심을 수용하고 개인적으로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당을 이끌었던 사람으로서 이번 선거에 여러 가지로 준비가 미흡했던 점을 스스로 인정한다”며 “북갑 선거구 출마는 다소 무모한 결정임을 통감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 전 대표는 “이번 선거를 통해 선거의 맛을 톡톡히 경험했다”며 “과거 선거들은 공청장만 받으면 당선되는 편안한 선거였지만 평생 처음 조직을 통한 선거를 경험했다”면서 "돈 안주면 (선거운동원이) 움직이지 않는 풍토를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또 “광주시민들이 ‘동교동계’를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을 동시에 느꼈다”며 “이것이 숙명이라면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구 민주계의 출마 요청을 받았고, 광주에서 저(동교동계)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정면 돌파하고 싶었다"며 "(하지만) 이번 선거를 통해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동교동계에 대한 긍정적 시각과 부정적 시각을 동시에 느꼈다"라고 선거 운동 과정에서 느낀 소회를 털어놨다.

그는 이어 "`이번이 마지막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선거에 나섰다"며 이번 패배로 정치 일선에서 물러날 뜻을 밝히는 듯 했지만 `세대교체론'에 대해서는 이번 총선의 최고령 당선자인 이용희(76) 의원을 거론하며 "정치인 정년을 늘려야 한다"고 말해 미련이 남은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지시대로 목포와 무안.신안을 양보하고 광주에 출마했지만 김홍업 전 의원의 낙선에서 보듯 DJ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것을 느꼈다. 선거 막판에는 `DJ의 방문은 오히려 독이다'는 의견도 있었다"라며 그동안 자신이 모셔온 `주군'의 영향력이 다해가는 데 대한 씁쓸함도 내비쳤다.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홍업 전 의원과 함께 이른바 `동교동계 3인방'으로서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감행했던 한 전 대표는 그러나 강 의원에게 2만3천여표라는 큰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한편 한 전 대표는 향후 거취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주위 동지들과 충분히 상의해 결정하겠다”며 “숱한 가시덤불이 놓여 있는 상황을 반드시 헤쳐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또 광주.전남 지역에서 이번 총선이 끝나자마자 고개를 들기 시작한 `탈당 출마자 복당설'과 관련해 그는 "민주당이 날 어떻게 대해주느냐에 달려 있다"며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