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1월 18일 올해 국정운영 방향의 구상과 계획을 밝힌 신년특별 연설에서 메인 화두는 우리 한국 사회를 전반에 두루 확산되고 있는 ‘양극화’ 해소에 초점 맞추어졌습니다.

물론 양극화 심화가 한국만의 특수 상황은 아니라고는 하나, 정보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할 때, 이에 대한 총괄적 모색과 광범위한 타개책이 적극 개진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에 브레이크뉴스에서는 본보 칼럼니스트를 위시 外部 필진까지 총망라하여 우리 사회의 각 분야에서 양극화의 현실성을 심층 투시할 지면을 긴급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참여정부의 지방분권책은 많은 기대를 불러일으켰건만 실제 지방의 열악성과 낙후성은 괄목할 호전 현상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따라서 이런 흐름들을 엄격 정밀 조망하면서 양극화의 현실과 진단뿐 아니라 대안까지 제시할 사이버 포럼에 讀者 諸賢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기대합니다.<편집자주>

 
▽ '대기업과 도시' '중소기업과 농어촌' 상극관계

▲ 최형선 칼럼니스트

금년 중국의 전국인민대회에서 주로 다루어졌던 주제 중에 하나가 바로 도시와 농촌의 양극화 문제였다고 들었다. 양극화는 상호 부조화와 불만을 야기시켜 사회 불안으로 발전될 수 있기 때문에 이슈화될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 하겠다.

그리고 이런 양극화의 문제로 비단 중국만이 고민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도시와 농어촌간의 격차가 심화되고 있고 요즘에는 농촌이 소외받고 있다는 의식이 팽배해져서 농민들이 시위대로 돌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격차도 좁혀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대기업은 많은 것을 가졌지만 중소기업은 인력난에, 인프라나 기술 부족에 허덕인다. 그리고 대기업의 횡포는 한국의 많은 중소기업들을 힘없는 하청업체로 전락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문제는 지식의 양극화에 있다는 것이 나의 견해이다. 나라가 균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식의 회전이 상하좌우로 자유로워져야 한다. 이러한 지식들을 통해 여론도 형성되는 것인데 농어촌은 사실 여론화시킬만한 풍부한 지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고 중소기업 또한 지식의 부족으로 대기업과 경쟁하기엔 힘이 부친다.

물론 정부의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농어촌에 인터넷을 보급하고 있고 여러 가지 실험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리고 중소기업지원센터 등을 통해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기위한 지원도 늘려가고 있다.

먼저 농어촌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하자. 문제는 어느 정치인이 있어 농어촌에 대한 지원의 필요성이 전자제품들을 수출하거나 투자를 유치하는 것보다 더 생산적이라고 생각하겠는가?

현실적으로 볼 때 나라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당연히 1차 산업보다 공산품의 수출과 3차 산업의 육성이 더 바람직해 보이지만 그렇다고 기반이 되는 농업과 어업을 도외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처사이다.

▲ 한국 영농이 선진국 농업 수준에 필적하지 못하고 있는 주 요인은 정보지식 격차의 편향성에서 크게 기인한다.

그렇다고 뾰족한 수가 있었다면 농어촌문제가 이슈로 부각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농어촌인들이 빚에 쪼달리고 살 터전을 잃어 가는데 한국의 발전을 운운하는 것이 그들에게 가당키나 한 얘기이겠는가? 그럼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하는 것이 해법이란 말인가?

난 한국이 산업화되고 발전하게 된 배경으로 많은 지식인들을 양산시킨 왕성한 교육열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제는 다른 어느 나라들 보다 뛰어난 지식기반을 형성하고 있다. 그런 전례를 보아서 알듯이 농어촌에도 지식기반의 형성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 'IT기술' 농어촌 발전에 접목시켜야

이제껏 역사를 배워서 알겠지만 우수한 지식과 실행력이 세상을 변화시켰었다. 물론 우수한 지식이 있어도 이를 뒷받침해줄 만한 여력이 없다면 빛을 보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국내에도 농어촌을 지원하기 위해 농촌공사나 농촌진흥청, 농촌연구소, 수산진흥청, 수산연구소, 해양연구소와 같은 기구를 두고 농어촌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기구들만의 잔치로는 농어촌에 희망이 없다는 것이다. 농어민들이 깨치지 못한다면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할 지식들로부터 멀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에는 우수한 IT기술이 있다. 자유분방한 젊은이들에게만 IT 기술의 혜택이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

▲ 우리의 우수한 IT 기술들을 농어촌의 발전에 접목시켜 지식 배양에 힘쓴다면 한국 농촌의 미래는 전도양양 할 것이다.

정부는 최근 현안이 되었던 새만금사업과 같은 개발사업에만 매달리지 말고 우리의 우수한 IT기술들을 농어촌의 발전에 접목을 시켜서 농어촌 발전과 관련한 지식 배양에 힘을 써야 하지 않나 하는 것이 나의 견해이다.

우리나라는 수출 위주로 경제를 운영하는 국가이므로 공산품의 수출을 도외시할 수 없는 상황임을 농어촌의 주민들도 잘 알고 있다 하더라도 피부로 느끼지는 못한다.

공동운명체로서 정부가 향후에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길을 알려주고 지속적인 계몽을 한다면 피상적으로라도 개방의 물결이 대세임을 인식하게 될 것이고 정부는 상생의 공식을 농어민들에게 제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농어민들만이 손해를 봐서는 안 된다. 아무리 대세가 수출이라 하더라도 내수기반을 허물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이익이 없는데 어느 누가 농어촌을 지키려 하겠는가? 필요한 것은 농어촌의 이익을 보전해 주는 사업들이다.

예를 들어 웰빙사업이나 농수산물을 재가공하는 기반을 통해 이익을 재창출하는 사업이라든지 유통기반을 확보하여 소비자들과 직접적인 교류를 열어준다든지 하는 것들이다.

만일 우리나라에서 1차 산업이 무너진다면 늘어나는 인구로 인해 지구에 식량위기가 도래했을 때 커다란 문제가 될 것이다. 결코 시장 논리로 문제를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

거대 생산기지를 가진 지역만이 식량 시장을 독점하는 상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향후에 분명히 예상되는 시나리오가 있다면 그것은 식량과 자원이 무기가 되는 행태이다. 우리는 우리의 터전을 지켜야만 한다. 이것은 국가의 중장기적인 전략 협의에 발상을 두어야 한다는 얘기이다.

미국은 향후 40년 후의 지구의 상황을 연구하여 거기에 따른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한다. 우리나라도 10년 이상의 미래를 내다보고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나의 논지이며 이런 구상이 정통부가 주도하는 IT-839전략에도 포함되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선진적인 대기업들이 지식 배양을 위해 포럼을 두기도 하고 선진적인 사상들을 소개하는 자리를 갖고 있듯이 농어촌과 관련된 지식 배양을 위해서는 이런 지식들을 관리하고 데이타베이스화하는 체제로 시작해서 외국의 신진 기술들을 소개하는 장이나 세미나나 포럼들의 활성화를 필요로 한다.

물론 인터넷의 보급에 따른 컴퓨터를 활용하는 방법들을 가르치는 무료교육과 같은 계몽사업도 펼쳐나가야 할 것이고 우수한 IT기술들을 사업에 접목시키는 지원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한국은 과거 새마을 운동을 성공리에 수행한 경험이 있다. 그것에 자만할 때는 이제 지났다고 생각한다. 이젠 IT기술과 접목하여 농어촌이 하나로 연결되는 시스템을 구축할 시기이 다. 그래야만 다른 나라들과 차별되고 도약된 제 2의 새마을 운동을 완성시킬 수 있게 될 것이다.

 
▽ 중소기업에 고통 전가시키는 대기업

▲ 대기업들이 앞장서 중소기업들과 공생할 수 있는 상생의 기반을 닦아야 한다.

다음으로 우수한 중소기업들을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산업이 대기업들과 하청업체들의 구조로 이원화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알다시피 한국에는 우수한 대기업들이 존재한다. 그것이 주는 효과는 수출의 신장이라는 가시적인 성과 외에 이면의 아픔을 함께 내포한다.
 
대기업의 확장은 대기업에 부품이나 물자를 제공하는 많은 하청업체들의 등장과 궤를 함께 하기 때문이다. 대기업이 위축되면 재정기반이 약한 하청업체들은 도산으로 이어진다.

일본이나 많은 주변 국가들이 최근 경제적인 호황을 누리는데 반해 한국의 내수경제는 유래 없는 불황에 허덕이고 있다. 이는 한국의 경제구조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대만의 예를 들어보자. 최근 다수 대기업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전통적으로 대만은 중소기업 위주의 경제구조를 자랑한다.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등장했다가 소멸되기도 하지만 또 수많은 신생 중소기업들이 그 자리를 메우는 보다 역동적인 구조를 그들이 갖추고 있기 때문에 우리보다 경제 위기에 유연하게 대처한다.

반면 한국은 대기업 위주의 산업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그리고 대기업들은 전통적으로 하청업체들을 관리하고 위에서 군림하는 갑과 을의 관계를 형성한다. 대기업에게 굽신거리지 않으면 당장에 거래선을 바꾸어 버리기 때문에 하청을 담당하는 중소기업들은 굴종할 수밖에 없다.

최근 하이닉스나 현대자동차 사태에서 보여지듯 한국의 가격경쟁력은 바로 중소기업의 고통의 결과인지도 모른다. 환율로 인해 단가가 상승하면 바로 하청업체들에게 고통이 전가된다. 하청업체들이 성장하고 싶어도 대기업의 관리선상에 놓여지면 단가압력으로 연결되곤 한다.

김대중 정권의 좋은 치적 중에 하나라고 할 것 같으면 그것은 벤처의 양성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 토를 달겠다면 할 수 없는 일이지만 한국 경제성장의 원동력을 양질의 중소기업들을 발굴하는 것이라고 보았던 것만은 분명하다. 그래야만 한국의 경제가 보다 유연한 구조를 갖출 수 있기 때문이었다.

난 이러한 노력이 계속되기를 희망한다. 대기업들과 중소기업들이 공생할 수 있는 그런 환경 외에 더 나아가 서로의 공존을 위해 노력하는 상생의 기반이 형성되기를 강력하게 희망한다. 
 
기업은 과거 이윤추구란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이익단체인 것처럼 정의되었지만 이제는 그 정의가 바뀌고 있다. 기업은 공존의 틀이다.

개인들과 기업들은 상호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여야 한다. 기업의 성공이 개인들의 이익이 되듯 소속된 개인들의 성장은 기업의 성장으로 연결된다. 따라서 기업과 개인들은 서로의 공존을 보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제는 이러한 정의가 전체 사회로 확장되는 추세이다. 대기업들과 중소기업들 간에도 이러한 공존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이다. 대기업들은 중소기업들의 성장을 위해 그들이 갖고 있는 지식을 풀어야 한다.

중소기업들이 도산한다면 대기업들의 미래도 없다는 공존에 대한 필연성에 이제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따라서 함께 공존할 대상이라면 대기업들은 교육의 기회와 사업의 노우하우(Know-how)를 공유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시스템을 통해 하청업체들을 관리하는 노력을 기울이기에 앞서 대기업들이 중소기업들을 지원하는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 이는 공존에 대한 요구 때문이다. 일부일지라도 대기업들이 가진 기본적인 정보의 전수는 중소기업들을 살찌우게 할 것이고 결국 이것은 대기업들에게 이익으로 환수될 것이다.

우리에게 정부가 존재하는 것은 바로 공존을 보장하기 위한 기구인 때문이다. 중소기업들에게도 대기업들의 의미가 공존을 보장하는 기구로 화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 상하좌우로 협동하는 상생의 길

우리나라와 같이 발전지향적인 사회 구조는 사회 곳곳에 소외계층을 양산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안정적인 사회가 건설될 수 없을뿐더러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발전도 저해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가정이 평안해야 나라가 세워진다는 옛말이 있듯 각 단위조직들이 온전해야 국가도 제대로 선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다.

▲ 한국인의 힘은 분명 협동에 있다. 농어촌과 도시가 함께 협력하고 또한 중소기업들과 대기업들도 공존을 위해 상호 협동하는 미덕을 힘껏 발휘해야 한다.

 IT와 관련된 칼럼에 난데없이 이런 성향의 의논이 전개된다는 것에 의아함을 내비칠 분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IT산업의 성장도 이러한 철학과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고는 있을 수 없기에 평소의 소신을 여기에 밝혔다.

난 WBC 야구경기에서 일본이 한국에 연속으로 패한 후 이치로가 했던 말이 잊혀지지 않는다. 여태껏 자신은 혼자만 잘 하면 게임을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한국인들의 승리의 힘은 협동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힘은 분명 협동에 있다. 농어촌과 도시가 함께 협력하고 또한 중소기업들과 대기업들도 공존을 위해 상호 협동하는 미덕을 힘껏 발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가 공동운명체인 때문이다.

우리는 21세기에 살고 있다. 한민족공동체란 프로젝트를 완성하지 않는 한 다른 열강들의 입김에 당할 수밖에 없다. 수출 집약적인 구조를 가진 국가는 외부의 여건과 변화에 따라 휘둘릴 수가 있다.

대한민국은 중국과 미국 그리고 일본 등 열강들의 세력 싸움에 희생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확실한 미래 전략을 세워야 하며 상하좌우로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는 프로세스를 장착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경주해야 할 것이다.


◇ 최형선 프로필

- 現 ‘Tesco’ technical writer
- Brooks Automation Software special writer
- 臺灣, 日本, 싱가폴서 시스템통합(SI) 프로젝트
- 하이닉스(Hynix)  반도체 자동화 프로젝트 수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