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숙한 업무추진, 냉난방 시스템 가동도 못하고 ‘먹통’

 
  “상태도 확인하지 않고 새 차를 구입했는데 고장이 났고, 자동차회사가 부도나 하소연 할 수 없는 꼴입니다”

 이처럼 분통터질 일이 개인도 아닌 지방자치단체에서 발생했다.

바로 신안군 신청사에 신설한 냉난방기 고장을 두고 한말이다.

신안군이  압해면 신장리 신청사에 23억원을 들여 새로 설치한 냉난방 시설이 가동도 해보지 못하고 고장으로 멈춰서면서, 군의 감독능력과 업무처리능력이 미숙하다는 비난에 봉착했다.

▲ 신안군 신청사가 압해도에 건립돼 지난달 말부터 입주가 시작돼 업무가 시작됐으나 냉난방시설이 가동되지 않고 있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 브레이크뉴스 광주전남

 
또 공사발주방식과 준공과정, 공사대가지급과정에서 불법으로 얼룩 졌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관계기관의 철저한 진상조사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신안군의 업무처리미숙으로 6개 납품업체가 각각 수억에서 수천만원의 피해를 봤다며, 신안군과 감리단 등을 상대로 고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냉난방 시설공사의 고장

신안군은 지난 2006년 23억 규모의 신청사 냉난방 시설 공사를 ‘한국기계공업협동조합연합회(이하 조합)’에 의뢰해서 발주했다.

조합은 광주에 소재한 업체인 ‘한국냉동공조’와 계약해 ‘지열냉난방공사’, ‘자동제어공사’, ‘냉온수시설공사’, ‘항온항습기 설치공사’ 등 냉난방공사와 관련된 물품납품과 설치공사를 진행했다.

그런데 지난 3월 31일 준공검사까지 마친 냉난방기가 작동을 하지 않으면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어떻게 준공검사까지 마친 시설이 가동되지 않고 있는지 살폈다.

신안군에서는 작동이 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게이트 웨이’라는 자동제어장치가 고장이 나면서 일본에서 가져와야 하기 때문”이란 궁색한 변명을 하고 있지만 속사정은 전혀 다르다는 주장이다.

▷왜 작동이 안되나?

신안군에서는 냉난방기가 자동제어장치의 고장으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또다른 냉온수시설도 작동이 되고있지 않다는 구체적인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공사관계자에 따르면 기계납품업체인 ‘B’업체가 납품한 냉온수시설공사도 납품대금을 받지 못하자 제어장치를 통해 작동을 통제한 상태라 가동이 멈췄다.

이처럼 준공이 나고도 작동하지 않는 이유는 조합으로부터 공사를 발주 받은 ‘한국냉동공조’가 공사대가를 받은 시점에서 부도가 나면서, 물품을 납품한 업체들이 공사대가를 받지 못해 정상적인 가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결국 신안군에서는 준공검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대금을 ‘한국냉동공조’에 결제했고, 공사대금을 받은 업체가 부도가 나면서 물품을 납품한 업체들이 물품대금을 받지 못해 빚어진 사고다.

설령 가동을 시키더라도, 추후 발생할 수 있는 추가 고장에 대한 하자보수를 받기 어려운 입장에 처해 사실상 ‘누더기 공사’란 누명을 쓰게 된 것이다.

▷준공검사도 엉터리?

신안군에서는 본지 취재진에 “지난 3월31일 준공검사를 완료했다”고 말했으나, 준공검사에 참여한 업체는 전혀 다른 주장을 펴고 있다.

업체관계자에 따르면 31일은 준공검사가 없었고, 4월2일 일부 시운전을 했으나 준공 후 장비를 운영할 시설운영인원이 참여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준공검사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또 업체관계자들에 따르면 11일까지도 감리단에서도 준공검사여부를 알지 못했다.

S업체 관계자는 “지난 11일 공사금액지불이 계속 지연되고 있어서 감리단에 연락해 준공검사여부를 묻자, ‘(전체)시운전도 안됐는데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준공이 날 수 있겠느냐?’는 반문을 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준공검사여부에 대한 질의에 신안군청 기술 감독도 ‘모른다’고 대답했다”고 준공검사의 불법가능성을 주장했다.

감리단도 군청 감독관도 모르게 준공이 됐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준공검사를 하기 위해 발주처 회계담당, 기계감독, 감리단, 시공사, 제조납품업체 등 공사 관계자들이 참석해 시운전을 해야 하는 것이 기본이라는 주장이다.

▷석연찮은 공사대가 지급

군은 지난 3월 31일 준공검사를 마친 근거로 4월 6일 공사대금을 최종지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한국냉동공조’가 납품대금 지급을 차일피일 미루는 것에 불안감을 느낀 업체들이 공사 기술감독과 감리책임자에게 준공검사 여부와 공사대가지급여부에 대해 질의 했으나, ‘모른다’와 , ‘이뤄지지 않았다’고 답변을 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업체관계자들은 “정말로 몰랐다면 회계팀과 시공업체와의 긴밀한 유착속에서 이뤄진 준공과 대가지급이다”고 비난했다.

발주청과 업체간의 은밀하게 준공과 대가지급을 통해 업체의 부도로 인한 물품납품업체들의 피해를 공조했다는 주장이다.

또 이로 인해 새로 시설한 냉난방기를 가동도 시키지 못하고 있으며, 향후 발생할 하자보수도 요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란 비난이다.

▷“공사발주방식도 그릇됐다”

문제가 하나둘씩 불거지면서, 공사발주 방식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됐다.

지열시스템 공사, 냉온수기 공사 등 시설공사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공사에 대해서는 분리발주를 해서 전문적인 시공을 해야 하지만, 군에서는 통틀어서 조합을 통해 부실업체인 한국냉동공조가 공사를 하면서 ‘사전에 예고된 사고’라는 주장이다.

전문성이 요구되는 시공과 관련된 공정은 전문 시공업체에게 발주를 하고, 물품납품과 관련된 공정만 조합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기사제휴-/인터넷신안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