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순천대학교의 취업률을 높이겠다는 의지로 30여 곳의 기업과 인재육성 협약을 체결하는 등 대학발전에 의욕을 보여온 고 임상규 순천대총장이 13일 숨진 채 발견되자 순천대는 말 그대로 충격의 도가니에 빠졌다.

13일 오전 임 총장의 자살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순천대 교직원과 교수, 학생들은 망연자실과 허탈감 속에서 마라톤 회의를 계속하는 등 후속 대책 마련과 고인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다.

하지만 교수와 교직원들은 임 총장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 듯 허탈해 했고, 자존심 강한 분이 얼마나 억울했으면 선산 앞에서 죽음을 택했느냐고 눈시울을 붉히며 일손을 잡지 못했다.

지난 2008년 6월부터 순천대 웰빙자원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지난해 7월 제6대 순천대 총장에 취임한 고(故) 임상규 총장은 임기1년을 다 못 채운 재직기간에 중앙 인맥을 활용해 대학발전에 힘써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대도 새로운 발상을 통해 취업률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으로 지인들에게 협조를 구하는가 하면 기업체들과 잇따라 인재 양성 협약을 체결하고 학생들을 기업체 현장실습에 보내는 등 의욕적인 모습이었다.

실제로 매주 한건씩 협약을 체결하는 등 직무에 헌신적이었던 임 총장은 '함바비리' 로 검찰 수사를 받고 출국 금지 조치를 당하며 손발이 묶였다.

함바 비리 수사가 수개월째 진행될 때까지 임 총장과 관련된 뚜렷한 증거가 없어 정치적 희생양이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많았으나 결국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임 총장의 자살이란 비극적 결말을 맞게 됐다.

장승태 대외협력부처장은 "평소 학교일에 열심이던 총장은 정치적 욕심이 없었으며, 검찰 수사를 매우 수치스러운 일로 받아들이고 괴로워했다"고 회상했다.

이와 함께 "한창 대학발전을 위해 일하던 중 수사가 6개월 이상 끌면서 수사상황이 언론에 보도되고, 구체적 범죄사실이 드러난 것도 아닌데 출금금지 조치가 내려지면서 충격이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고 임총장의 시신은 순천의료원에서 순천성가롤로 병원으로 옮겨져 3일장을 치를 예정이다.

순천대는 분향소를 마련해 고인을 추모할 계획이며, 13일 오전 11시30분부터 잇따라 회의를 열고 장례절차 등 추후 대책을 협의하고 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순천경찰서도 오후 2시30분에 수사브리핑을 갖는다.

한편 고 임상규 순천대 총장은 최근 함바 브로커 유상봉(65·구속기소)씨로부터 대가성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서울동부지검으로부터 지난 3일 출국금지 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임 총장은 유씨와 알고 지내는 사이이긴 하나 청탁 대가로 금품을 받지는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며 13일 오전 8시10분께 순천시 서면 선산 앞에 주차된 소나타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순천=김현주기자 news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