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전안전부가 사회복지분야의 업무 증가 등을 이유로 동주민센터의 담당(6급) 직제를 폐지하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담당(계장)직 폐지에 대해 일선 구청과 동주민센터는 “현장 상황을 전혀 모르는 지침”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27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행안부는 최근 전국 구.군에 ‘사회복지인력∙조직 개선 지침’을 내려 보냈다. 해당 지침에는 사회복지분야의 수요 증가에 따라 사회복지 인력을 보강하는 방안이 담겨 있다.

하지만 행안부는 이 지침에서 동주민센터의 담당직을 폐지하고, 동장을 제외한 전체 공무원을 직급과 상관없이 실무자로 활용하도록 했다.

또 수요가 많은 사회복지분야 업무를 행정직 공무원이 나눠 맡도록 했다.

현재 동주민센터는 규모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행정민원업무와 주민생활지원업무를 나눠 6급 공무원인 담당이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행안부 지침대로라면 광주지역의 경우 91개 동주민센터의 담당 131명(현원)이 실무자로 업무를 맡게 된다.

다만 행안부는 ‘공무원 정원 12명 이상’인 동주민센터는 담당직을 폐지하는 대신 총괄업무자를 두게 했다.

하지만 이 경우에 해당하는 동주민센터는 지역 91곳 중에서 14%가량인 13곳에 불과하다(동구 1곳,남구 1곳,북구 7곳,광산구 4곳), 결국 나머지 78곳의 동주민센터는 동장이 일선 실무자의 업무를 직접 총괄∙관리해야 한다.

행안부의 이러한 지침에 대해 일선 구청과 동주민센터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마디로 ‘탁상공론’, ‘주먹구구식 지침’이라는 주장이다.

광주 모 구청 관계자는 “현재 동장은 대외적인 대민 업무를 관장하고 있고 담당은 내부 살림을 맡고 있다고 보면 된다”면서 “결국 담당직을 없애버리면 동주민센터의 내부 살림은 누가 맡을 것인지 걱정”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도 담당은 직위만 누리는 게 아니라 각종 실무를 맡고 있다”면서 “담당직을 폐지하겠다는 것은 현실성 없는 지침”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회복지분야의 수요가 늘어난다면 사회복지직 공무원을 증원하는 게 근본적인 대책”이라면서 “한정된 인원만으로 운용을 하려다보니 탁상공론식 지침이 만들어진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한편 동주민센터의 담당직제는 지난 1998년 IMF 외환위기 직후 폐지됐다가 지난 2006년 주민생활서비스 개선 차원에서 현재의 직제로 유지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