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정말 우스운 일을 당한 경험을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봄이 다가온 관계로 갑자기 공원을 산책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점심을 간단하게 먹고 서둘러 근처의 조그만 공원을 거닐며 봄의 태양빛을 맞으며 좋은 기분을 가지게 되었다.

벤치에 앉아서 조용히 풍경을 감상하는 와중에 한 5-6세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 아이가 인형을 들고 예쁘게 걸어오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우리 딸들의 옛 모습이 생각나서 그 아이를 향해 손을 흔들었고, 그 아이도 내가 반가운지 천천히 웃으며 다가왔다.

식당에서 입가심으로 받은 사탕이 주머니에 두개가 있어 그 아이에게 건네 주었는데 그 아이가 사탕을 받아 입에서 넣는 순간 갑자기 엄마로 보이는 여성이 달려들었다.

그 순간 여성이 아이에게 내뱉는 말은 정말 충격 그 자체였다. “너 아저씨 무조건 조심하라고 했지? 사탕이나 먹을 것 주는 아저씨는 나쁜 아저씨야!” 그러는 것이 아닌가? 순식간에 점심으로 먹은 설렁탕이 체하는 줄 알았다.

당연히 화가 나는 것은 물론이고 이렇게 친절을 범죄적 행위로 몰아버리는 그 엄마나 정말 밉고 교양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공원을 나서면서 생각해보면 그만큼 남성들이 어린이들에게 너무 많은 나쁜일을 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얼마전 초등학생인 친딸을 수십차례 성폭행한 인면수심(人面獸心)의 아버지가 어머니의 고소로 구속된 사건이 발생하였다. 의붓딸을 성폭행해도 가만히 놔둘 수 없는 상황인데 이제는 친딸을 무참하게 자신의 성적인 노리개로 삼는 아버지까지 나온 상황에서 남성들이 여성들에게 할 수 있는 이야기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중요한 직책을 가지고 국가의 대사를 논하는 국회의원이 여기자를 술자리에서 추행하지 않나, 교정을 책임져야 할 교도관이 여성 수감자를 성폭행했다는 혐의로 시끄럽지 않나... 정말 남성들이 스스로 반성하지 않는다면 착한 친절함을 베푼 아저씨가 치한으로 여겨지는 불행함이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에 여성계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폭행과 성학대, 성적 조롱이나 놀림 등을 전부 해결하고자 나섰지만 이 또한 무리라고 생각된다. 여성의 카운터파트로서 남성을 인정해야 함은 물론 모든 남성들이 그러한 몰지각함을 보이지는 않는다는 점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진다.

모든 남성들을 예비적인 성범죄자로 보는 시각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오히려 남성계와 여성계가 서로 적대적인 관계에서 상황만 더욱 더 악화시키는 문제를 불러올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남성 여러분들은 본인을 포함하여 전부 각성을 해야 한다. 여성은 우리의 어머니이자, 부인이며, 딸들이다. 이들의 위대함이 없이는 남성들이 존재할 수 없다는 철학적인 명제만 꾸준히 생각한다 하더라도 여성을 성적인 학대의 대상이나 놀림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일부 남성들의 시각은 확실하게 변화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아울러 성범죄자나 성추행자에 대한 국가적 형벌권을 더욱 더 강화하여 이 기회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성적 정신병자들을 사회에서 추방하는 고통이 따라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사회활동을 하는 여성들의 보이지 않는 고통을 남성들이 제대로 알아 줄 때에 성적인 잡음이나 문제는 그만큼 줄어들게 될 것이다. 그리고 서로 이해하고 돕는 상부상조의 입장에서 성적인 문제를 바라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 최영인(崔泳仁) 교수 프로필

한국범죄학회장 
한국범죄학연구소 소장
서울스포츠대학원대학교 교수(범죄학,경호학)
한국공안행정학회 및 대한경호학회이사
< 著書-論文>
범죄학이론(1권-10권)<백산출판사>
범죄사회해체이론과 21세기적 고찰 外 다수 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