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공무원이라는 직업의 매력에 대해서 새삼 놀라는 경우가 많다. 과거 경기가 호황이고, 경제적으로 큰 발전을 이룩하던 1980-90년대만 하더라도 공무원은 사무관으로 불리는 고시 빼고는 별다른 메리트를 가지고 있지 못했다.

IMF 금융위기 이후로 청년실업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가운데 일반 경찰을 넘어 해양경찰에도 젊은 지원자들이 쇄도해 치열한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 9일 해양경찰청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7일 시행된 제2006년 제1회 해양경찰 공무원 채용시험에 총 5915명이 응시, 18.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특히 전문적인 기술을 가진 특채를 제외한 147명을 선발하는 공채시험에는 3,167명이 모여들어 21.5대 1을 기록,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하기도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

여경의 경우에는 상황이 더 안 좋아서 이번 해경 시험에서 10명을 채용하는 여경에 1,167명이 모여들어 116.7대 1이라는 사상 최고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005년도 역시 160명을 모집하는 2005년도 해경공무원 채용에 총 4,682명이 응시, 29.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낸 것으로 미뤄 경찰 공무원 '열풍'이 올해에도 계속 불어닥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언론은 전하고 있다.

경찰청이 지난해 1차 순경채용 시험을 실시한 결과 819명을 선발하는 남자 순경직만 2만1297명이 응시해 2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순경 공채 경쟁률은 1999년 16대 1에서 2000년 18대 1, 2001~2002년 25대 1, 2003년 26대 1, 2004년 27대 1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 밖에 지난해 12월 2일 치뤄진 한국은행 청원경찰 채용 공모에 5명을 선발하는 데 총 288명이 지원, 58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한은의 청원경찰 경쟁률은 2002년 18대1, 2004년 28대1 등 매년 높아지는 추세다.

과거 우리는 가장 무식한 공무원 집단으로 경찰을 뽑았다. 수학능력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무식하고 공격적이며, 시민들에게 군림하고자 하는 경찰관의 모습만을 오랫동안 바라본 나머지 이러한 개념이 고정화되는 문제점을 낳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관을 지금도 일제시대에 부르던 “순사”라는 호칭으로 부르고 있는 상황에서도 그 문제의 오래된 뿌리를 이해할 수 있다.

우리 경찰은 많이 발전해왔으며, 선진적인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다. 단순히 취직이 어렵기 때문에, 정년이 보장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보수가 많기 때문에 라는 식의 이유만으로 경찰관 입직시험 공무에 매진하는 수많은 젊은이들의 뜻을 이해할 수는 없다.

특정한 직업이 사회적으로 인기를 가지기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보수 이외에도 조직의 발전가능성이나 효율성, 그리고 자기만족과 대외적인 높은 직업적 위상이나 이미지가 반드시 같이 존재해야 한다.

검찰과 대등한 수준의 권한을 경찰이 가지고자 하는 상황에서 경찰관이 되기 위해 꿈꾸는 젊은이들이 많다는 점은 반길만 한 부분이다.
 
하지만 기존의 고시열풍과 같이 경찰시험에 몇년간 재수를 하면서 사회활동이나 직업활동을 완전히 도외시 하는 소위 “경찰만년고시생”을 양산하게 될 경우 이로 인한 사회적 문제와 부작용은 크게 일어날 수밖에 없다.

수만명의 젊은 학생들이 경찰관이 되고자 노력하는 부분에 경찰청이 고무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이 입직한 이후에 같은 나이에 경위로 들어온 간부들과 동일선상이 아닌 약 20년 정도의 계급차이를 인정하면서 근무를 해야만 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생각을 해야 할 부분이다.

경찰관의 자동승진제도나 간부제도의 일원화 등과 같은 보다 세심한 노력을 통해 지속적으로 들어오는 우수 자원들을 경찰관으로 적극 활용이 가능하며, 지혜롭고 현명한 국가기관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으리라 전망한다.


 
◇ 최영인(崔泳仁) 교수 프로필 

한국범죄학회장 
한국범죄학연구소 소장
서울스포츠대학원대학교 교수(범죄학,경호학)
한국공안행정학회 및 대한경호학회이사
< 著書-論文>
범죄학이론(1권-10권)<백산출판사>
범죄사회해체이론과 21세기적 고찰 外 다수 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