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등교육법 제33조에 의거, '학교운영위원회'가 조성할 수 있도록 규정한 '학교발전기금'(97년 12월 31일 제정) 존속 여부 논란이 최종 폐지 쪽으로 결론이 내려졌다는 소식이다.

사실, 자발적 흔쾌한 기부하기보다는 반강제 할당식 과도한 모금으로 학부모들 원성을 자아내면서 불법 찬조금 빌미가 됐던 학교발전기금 제도 관련 법령을 개정, 내년 1학기부터 이 제도를 아예 없애기로 한 것이다. 우선, 그간 십시일반으로 얼마만큼 액수가 모금되었는지 사뭇 궁금하기만 하다.

지난 98년 도입된 학교발전기금제도는 2001년 1,317억원, 2002년 1,362억원으로 집계된다. 특히 2003년 들어 초등학교 984억원, 중학교 245억원, 고교 382억원 등 전국 학교 63%인 6,628개교에서 거둬들인 1,623억원이라는 막대한 금액은 교사 월급 등 인건비를 제외한 실제 단위학교 예산의 2%에 해당되는 것이어서 학부형들 고충이 간단치 않았음을 단번에 파악케 한다.

학교발전기금이 어떤 용도로 요긴히 활용되고 있느냐에 앞서 금번 폐지의 실질적 요인으로 작용한 기금운영의 투명성을 견인하도록 하고 있는 '학교발전기금 조성·운용 및 회계관리에 관한 규칙'을 살펴본다.

학교발전기금은 별도 회계로 관리되어야 하며, 기금의 모든 수입은 세입·세출예산에 계상하여야 한다. 아울러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장은 매 회계연도마다 사업목적, 기금조성방법, 수입·지출계획, 기타 기금의 운용 및 관리에 필요한 사항이 포함된 기금운용계획을 수립하고 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를 시행하여야 한다.

덧붙여 매 회계연도 기금 결산은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치도록 하며 그 결과를 관할청 보고에 이어 학부모에게 고지해야 한다.

예시한바, 학교발전기금은 이런 지엄한 규정들을 준수하면서 교육시설 확충, 교육용 기자재 및 도서구입, 학예활동 지원 용도로만 활용토록 하고 있음에도 고양이에게 생선가계를 맡긴 격이어서 학교장 독단적 재량에 따른 유용·전용 소지가 다분하였던 것이 사실이긴 하나, 추후 재원 마련을 교육부가 어떻게 충당할지 그 해법 또한 속히 제시해야 할 것이다.

어찌되었건 이젠 '기부금품 모집 규제법'에 따라 일선 학교는 재학생 학부모나 단체로부터 아무리 절박하고 고상한 명분일지언정 어떤 기부금품도 제공받지 못하는 딱한 처지가 되었다.

그럼에도 대가성이 농후한 단체나 기업주, 지역주민들이 내는 음성적 기부 행태 근절에도 쐐기를 박은 것이어서 응당 기립박수로 대환영의 목소리를 내야 할 것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