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철 전 정무부지사의 구속에 이어 1천100억원대 대형건설공사 설계심사 평가위원 명단유출로 다시한번 전남도정이 도마위에 올랐다. 비리 공무원이 누구인지 밝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왜 이런 류의 비리가 자주 발생하는지 내부감사시스템과 감시체계상에는 문제가 없는지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하지 않냐 싶다.

임전 정무부지사 구속으로 전남도가 떠들썩한지 얼마나 시간이 지났다고 이사건이 기억에서 사라지기도 전에 이처럼 비리사건이 또 발생했는지 그이유를 궁금해 하는 도민들이 많다. 무엇이 공무원들을 비리의 구렁텅이로 몰아 넣는지 말이다.
 
전남도 공무원들 전반에 걸쳐 밑바탕에 비리에 무감각해 지지는 않았는지 도민들을 안심이라도 시키는 차원에서라도 대대적으로 자체점검을 통해 대다수 공무원들이 열심히 비리와 무관하게 일을하고 있음을 입증해야 할 형편이 아닌가.
 
전남도는 14일 송광운행정부지사주재로 해남 화원 - 영암 삼포간 도로공사 확포장공사  설계심사 평가위원 명단유출 파문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송부지사는 유출의혹을 받고 있는 건설교통국 김모국장과  지역계획과 이모 광역개발담당 등 2명을 직위 해제할 방침이고  전남지방경찰청에 수사의뢰했다고 밝혔다.

  설계심사 평가위원 명단유출경로등을 조사해 오던 전남도가 보름이상을 끌어오던 감사를 담당국장등 2명을 직위해제하는 선에서 마무리하고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결국 공은 경찰로 돌아갔다.

지난달말께 명단유출사실을 확인한 전남도는 자체감사에 들어갔고 감사10여일이 넘도록 유출경로 및 유출자를 색출하지 못한채 지지부진한 감사에 대해 언론과 전국공무원노조 전남지역본부로부터 질타를 받아왔다.

우선 전남도가 비록 늦은 감은 있지만 감사의 한계성에 부딪쳐 더 이상 머뭇거리지 않고 감사를 마무리하고 직원들이 자칫 구속될수도 있는 사안에 대해 과감하게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한 것은 긍정적인 모습이다. 전남도의 공무원 비리척결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 담당국장과 담당급공무원 2명을 직위해제한 것은 우선 경찰의 수사에 부담을 덜어준다는 의미와 함께 명단 유출자에 대해 자체감사에서 이미 심증은 굳혔으나 물증을 잡지 못했다는 의미로 해석할수도 있다. 또 전남도도 관련자 2명을 직위해제를 통해 여론의 핵심에서 비켜가자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준영지사의 비리척결 의지가 돋보이는 처리라 할수 있다.
어쨌든 전남도는 경찰 수사와 함께 왜 이같은 비리가 잇따른지 그이유를 밝혀내고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번 명단유출사건은 전남도가 밝힌 것처럼 국장과 과장, 담당급공무원등 3명만이 명단에 접근이 가능했다. 명단유출사실이 적발될 경우 초점이 쉽게 세사람에게 갈 것을 모를 리가 없을 텐데  공무원 신분자체가 위태롭고 명예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수도 있는 위험도가 높은 명단유출을 과감하게 시도했는가 하는 점이다.
 
이번 명단유출 사건은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입찰방식을 택한다 할지라도 이를 감시 감독할 공무원들이 공정한 의지가 없다면 무용지물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결국 공무원을 믿지 못하면 이중 삼중의 감시체계를 갖추어야 되는데 이것이 우리나라 실정에서 사실상 불가능하다. 공무원이 신분상의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까지 유혹에 넘어가는데 민간인들은 더더욱 취약하지 않겠는가.
 
전남도 송광운 행정부지사는 14일 오후 기자간담회 석상에서 "화원-삼포간 지방도 확포장 공사 설계심사 평가위원 명단이 작성된 유출 문서는 건설교통국에서 작성한 문서로 확인됐다"며 "문서 유출 시기는 평가일인 5월28일 이틀전 또는 평가일 이후로 추정되며 문서유출 자체가 사업자 선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송 부지사는 또  "유출혐의가 있는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2차례에 걸쳐 강도높은 조사를 벌였으나 본인들이 강력히 부인함에 따라 유출자와 유출 책임자 규명에는 실패했다"며 "감사원측과 감사청구방안에 대해 협의했으나 사안의 성격상 감사의 영역이 아닌 수사의 영역에 속한다는 입장을 최종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사건이 발생하면 수사상 기법이 필요한 부분에서 행정 자체감사의 한계성을 느낄 수밖에 없다. 감사원이 통보해 온 것처럼 감사에 고도의 훈련을 받은 감사원이라 할지라도 수사상기법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감사원도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어차피 사건이 발생하면 본인들이 범행사실을 완강하게 부인하면 결국은 경찰이나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리게 된다. 행정에서는 자체감사의 한계상황에 부딪칠 때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여 과감하게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상황까지 온 명단유출 비리를  저지른 해당 공무원에게 1차적으로 책임이 있으나 그러나 행정상 비밀을 요하는 사항에 대해서 내부의 허술한 감시체계와 내부감사시스템에 2차적으로 문제가 있지 않는지 뒤돌아 봐야 한다.

공무원이 비리를 저지르려 해도 적발될 가능성이 높으면 또 내부 감시체계가 잘되어 있으면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할 것이다. 물론 '열사람이 도둑 하나 막아내지 못한다'는 속담이 있기는 하나 분명한 것은 공무원의 비리를 예방차원에서 접근하자는 것이다. 

특히 경찰의 수사로 명단유출이 건설사의 사주로 드러날 경우  건설사를 아예 이지방에서 영구추방하는 강력한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 공무원들을 유혹에서부터 해방될수 있는 방법도 마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당초 감사원의 감사를 기대했으나 감사원의 감사가 형편상 어렵게되어 이제는 경찰의 수사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 전남도의 감사기간동안 담당자들이 비록 사건의 내막에 대해 입을 맞추었을지라도 전남지방 경찰청이 강도높은 수사를 통해 명단 유출경로와 이유, 유출자를 색출해 내리라 본다.

이번을 마지막으로 공무원들의 비리는 우리사회에서 사라질수 있는 공무원으로서 자존감을 지키는 아름다운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