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역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의 인문계 고교 입시난 심화 현상의 조짐이 역력하다.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려울 정도의 국면까지 치닫고 있어 어떻게든 복합 처방이 시급히 요망되고 있다는 여론의 비등이 하계 전북 교육계를 뜨겁고 달구고 있는 것이다.

요체인즉, 전주시 고등학교 입학 수용 인원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포화 상태에 이르렀기에 특단 대책이 전무하다면 학부형들과 대상 학생들의 겪는 고초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은 자명한 일이라 할 것이다.

중학교 한 학급에서 절반 이상이 시내권 고교 진학이 좌절되는 엄연한 현실에서 이들 학부형들에게 공교육 정상화를 아무리 외쳐댄다 한들 귀담아 들을 리 만무하다 하겠다.

과장된 표현인 듯 싶으나 실제 상황을 보면, 전주시 중학교 학부모들 유일한 소망은 자녀들을 서울대 등 일류대학에 보내는 것이 아닐 것 같다.
 
오직 전주시내 인문계 고교에 무사히 진학시키는 것이 최대 목표라는 것이다.

이렇듯 고교 입학 여건이 험상궂다 보니 너도나도 고액 과외 열풍에 합류하고 있어 그 부작용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주요 과목당(주2회) 월 30만∼50만원의 과외비 지출은 보통이고 입시철이 되어서는 월 2백만원의 족집게 과외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학부형들은 자녀들이 시외지역 학교로의 장시간 통학 또는 하숙비용 등을 감안하면 이런 고충쯤은 감내해야 한다는 입장을 체념한 듯 표명하고 있으니 가정 경제가 휘청거리는 것은 능히 예견될 수 있는 일 아니겠는가.

학부모들은 즉각적인 학교 신설을 호소하면서 이마저 어렵다면 학급 증설과 학급 정원수를 대폭 늘릴 뿐 아니라 전주지역 실업계고를 인문계 고등학교로 전환하여 탈락하는 학생 수를 최대한 줄여 나갈 것을 애원하며 촉구하고 있다.

전주시 학부형들의 절박한 읍소에 전북도교육청을 위시 교육행정가들은 더 이상 농어촌 교육 황폐화 운운하며 불가 입장만을 피력할 것이 아니라 공통 애로 사항을 정중히 청취하는 자세를 견지하는 한편, 학교·학부모·시민들의 공감대 확보 전략을 통해 현실적 타개책을 조만간 수립해야 한다.

병행하여 행·재정적 지원 등을 통해 전주시 일반계 고등학교에 필적하는 인접 농어촌고교 교육 환경개선에도 심혈을 기울여 나간다면 학부형들과 학생들을 일말 안도케 할 수 있을 것이다.

제14대 전북도교육감 선거 입후보자들도 교육철학과 비전·도덕성만 우위만 치열하게 논할 것이 아니라 쾌도난마(快刀亂麻) 해법 또한 제시해야 할 엄중 책무를 부여받았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