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문화에 각별한 관심
 
박준영 전남도지사는 취임식 행사와 관련 "공식행사시 국민의례시 애국가나 묵념 등의 반주음악에 반드시 국악을 사용해줄 것"을 적극 주문하였다. 이에 지난달 7일 '제34대 도지사 취임식' 행사에는 전남 도립국악단이 직접 국악으로 연주해 눈길을 끌었다.

박 지사는 취임사에서도 "예술재단을 설립 예술인들이 창작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남도의 우수한 전통문화를 체계적으로 연구해 세계적 브랜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 문화 컨텐츠 사업 중점 발굴
 
박지사는 광주 문화중심도시 육성과 관련된 문화 컨텐츠 사업을 집중 발굴할 뿐더러 지역특성을 살린 문화·관광산업을 중점 육성키로 하고 특히 김대중 대통령 기념관을 건립해 민주주의 산 교육장 역할과 더불어 세계적 관광명소로 육성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히고 있다.

지난달 21일 전남도에 따르면 박지사는 업무보고 자리에서 "그 동안 관광개발이 하드웨어에 치중한 나머지 생동감 넘치는 소프트웨어 개발에는 한계를 보였다"며, "작지만 실감나는 관광프로젝트를 개발하라"고 지시했다 한다.
 
박지사가 구체적으로 거론한 관광상품으로는 전라좌수영(여수시)이나 전라우수영(해남군)에 거북선을 띄워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체험기회를 제공하라는 것.

임진왜란 당시 왜군을 물리친 우리 수군의 역할을 관광객들이 직접 체험할 경우 감동의 추억거리 뿐만 아니라 호국정신 함양 등 교육 효과도 지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 지사는 또한 다도해로 이뤄진 전남 해안에 소형 잠수정을 띄워 관광객들이 수중 생물의 생태와 해저 기암괴석을 관람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것도 적극 주문했다는 후문이다.

이외에도 박 지사는 백제시대 마을을 복원해 당시 선조의 숨결과 생활상을 더듬어볼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강구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진다.

 
박준영 전남지사는 6월 11일 "역대 많은 대통령의 기념관이 없다고 해서 기념관을 못 만들 이유는 없다"며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김대중 전 대통령 기념관을 정치적 고향인 목포에다 세울 것"이라고 밝히면서, 건립기금에 대해서는 "국민성금과 정부지원금을 합해서 지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대통령의 생가는 헐어지고 없었으나, 김 전 대통령이 당선되자마자 고향인 신안군이 정부예산 등으로 대대적 복원을 서두르다 반대 여론이 일자 김 전 대통령 쪽이 중단토록 했다. 이어 대구지역 노인회 등 순수 민간단체 등이 성금을 모아 복원에 나서 생가가 신안군 하의면 후광리에 세워졌다.

 
▽ 2012년 세계박람회 유치 정부차원 대책 촉구
 
박준영 전남지사는 6월 17일 오후 장승우 해양수산부 장관을 방문하여 2012년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늦어도 올해 말까지 국가계획 확정 등 범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에 박 지사는 박람회장 후보지인 여수 신항 매립, 크루즈 유람선 기항지 지정, 전용부두 건설, 마리너 시설 설치 등 관련 사업을 정부 계획에 반영할 것을 강력 요청했다.

박 지사는 "여수에서 세계박람회가 개최되면 전남은 물론 경남 서부권, 제주까지 파급 효과가 지대할"이라며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과도 연계돼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며 유치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벨기에, 멕시코, 폴란드 등 3개국은 벌써 2012년 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에 돌입한 상태다.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도 유치 경쟁에 가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기대반 우려반 박지사 업무 스타일
 
박준영 신임 전남지사가 그동안 전남도가 추진해온 각종 현안에 대해 잇따라 제동을 걸고 나서 논란이 일면서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도청 직원들 사이에서는 '일리 있는 지적'이라는 긍정적 평가와 '도정(道政)의 일관성을 깬다'라는 부정적 평가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6월 28일 전남도에 따르면 박 지사는 최근 실·국별로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 전남개발공사 직원 채용 연기 ▽ 광주공항 폐쇄 문제 ▽섬 이름 바꾸기 사업 등에 대해 재검토를 요구했다.

우선적으로 박태영 전 지사가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전남개발공사 설립 건이 표류할 것으로 보인다. 박준영 지사는 공사 직원 채용을 위한 원서 접수 하루전인 지난 달 23일 "농림부와 간척지 양도·양수 문제가 정리 안된 상황에서 인력 채용은 예산낭비 성격이 짙다"며 채용을 무기한 연기시켰다.

이와 관련, 지난 4월 공모를 통해 선임된 유수택 사장이 반발해 지난 달 24일 사표를 냈다. 이에 따라 전남개발공사는 지난 14일 법인설립 등기를 마치고도 존립 위기에 빠진 것이다.박 지사가 제동을 건 이유는 언론이나 도의회에서 수 차례 문제점으로 지적된 사항이기도 했다.

전남 무안군이 건의한 '광주공항 폐쇄'안을 정면으로 뒤엎은 25일 박지사 행보에도 뒷말이 무성하다. 당초 전남도는 무안국제공항이 개항하면 광주공항의 국제선 기능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국내선 기능까지도 무안공항으로 흡수해야 한다는 의견을 견지해 왔다.

그러나 박 지사는 "무안군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광주공항과 무안공항이 공동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최근 전남도가 의욕적으로 내놓은 '섬이름 바꾸기 사업'에도 제동이 걸렸다. 섬이름 바꾸기 사업은 혐오스러운 이름을 가진 섬이름을 새 이름으로 바꾸는 것으로 지난 2001년부터 추진됐다가 최근 중앙지명위원회에서 확정됐다.
 
그러나 25일 박 지사는 "선조들의 지혜와 유머가 함께 해온 섬 이름을 잘 보존하고 역사성과 상징성을 이야깃거리로 해라"고 지시함으로써 사실상 원점으로 회귀하게 된 것이다.
 
향토학 연구가, 사학자 등을 총동원 하면서 시·군 지명위와 도 지명위, 중앙지명위원회를 거친 사항을 백지화시킨 것에 실무진은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박 지사는 금번 선거에서 '검증된 큰 일꾼'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당선의 영예를 안았기에 성공적 지사 책무 수행에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박 지사가 지방행정 경험이 전무한데다 2년 임기의 '반쪽 도지사'라는 점을 들어 도정이 순탄치 만은 않을 것이란 우려를 적극 불식시켜 나가야 할 과제를 엄중 부여받았다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