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지난 5일 본회의를 열어 19개 상임위 및 특위 위원장을 선출했다. 운영위를 비롯 11개 위원회 위원장은 열린우리당이, 법사위를 위시 8개 위원회 위원장은 한나라당이 각각 맡게 되었다.
 
지난달 5일 첫 본회의를 열어 김원기 국회의장을 선출한지 한달 만에 전반기 원구성이 완결됨에 따라 본격 의정 활동에 돌입하게 된 것이다.

국회위원들 임무 수행의 홈그라운드라 할 수 있는 상임위 활동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할 것이다.
 
각종 정책을 입안하고 반영하는데 있어 자신의 역량 발휘 시험대이자 절호의 계기로 작용할뿐더러 소관 부처 감시 활동과 국민 청원심사 활동을 알차게 이행하는 보람 역시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더욱이 해당 주민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이 없이는 당선이 불가능했을 지역구 출신 의원들은 늘 지역주민과 접촉하면서 그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적절히 조력하는 '심부름꾼' 역할을 응당 충실하게 해야 하는 것은 지역 이기주의 반영 폐해와는 엄히 구분되는 것이다.

국회의원들이 이런 의무들을 어떤 속사정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나 몰라라' 하며 '위임 권한'과는 대립되는 행보를 자처하고 있다면, 소 팔고 논 팔아 허리 휘청하며 서울로 보낸 외아들이 학업 대신 헛눈 팔며 부모 속을 썩이는 그런 딱한 심정과 하등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우리당 전북 출신의원들이 지역구 11명을 포함 무려 20명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전국 최대 농도이자 도내 갈등 현안사업이 밀집된 농림해양수산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에 단 한 명도 배치되지 않은 것에 도민들은 연신 쓴웃음을 지으며 배신감에 치를 떨지도 모를 일이다.

18%에 달하고 있는 도내 농민인구에다 전국 쌀 생산량 15% 비중을 차지하고 있건만, 쌀 시장 개방협상 등으로 고사 직전인 전북의 쌀 농업 보호와 농정관련 예산확보에 과연 누가 온 몸으로 돌볼 것인가.
 
어디 이뿐인가. 21세기 전북발전의 참 소망인 새만금을 민노당 등 사업 반대 정치인들이 예산심의와 관련법 제정 등을 통해 매몰차게 저지 운동을 펼친다 해도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고립무원(孤立無援) 처지에 내몰려 있다 하겠다.

17대 국회에서 정치개혁과 부패척결, 민생안정이라는 거국적 역할에 못지 않은 지역민들 애환 챙기기에도 고뇌 어린 시선을 보내야 한다. 
 
선량(選良)들이 분수 모르고 편하고 이권이 많은 위원회에만 눈독 들리고 있다는 맹비난에 정중히 대처하는 유일한 방편은 상임위 재배정 문제를 조기에 매듭짓는 것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