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압도적 지지로 당선

전남 도민들은 신임지사로 민주당 박준영 후보를 선택했다. 당시 박준영 민주당 후보는 6월 5일 치러진 전남지사 보궐선거에서 총 54만4천533표 중 57.6%인 30만8299표를 얻어 열린우리당 민화식 후보를 12만여 표차로 따돌렸다. 민화식 후보는 18만7168표로 35.0% 획득.

▲박준영지사가 5일 취임한달을 맞아 전남도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자리에서 박지사는 전남의 30-40년의 미래를 설계하겠다고 밝혔다.     ©브레이크뉴스

박 후보는 민 후보 고향인 해남을 제외한 21개 시·군에서 승리했다. 이를 두고 지역 정가에서는 4·15 총선에 참패한 민주당 동정론과 인물론, 호남소외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사실 선거 초반에는 열린우리당 후보의 승리가 당연시되었다. 여론조사들마다 10∼25% 포인트 우위가 지속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식 선거전이 중반전 이후를 넘어가면서 이상기류가 감지되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김혁규 총리 카드를 강행하고, 열린우리당이 '동진(東進)'전략의 일환으로 '영남발전특위'를 구성한다는 논의가 무성하면서 '호남소외론'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었는바, 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된 것이다.
 
그리고 방송토론회를 접한 유권자들은 민주당이 내세운 인물론에 대해 공감하는 분위기에 적극 동조한 것도 박준영 후보의 당선에 일조하게 된 것이다.

6일 당선증을 교부받아 업무를 시작한 박 신임 지사는 당선 일성으로 "낙후된 전남을 필히 일으켜 세우겠다"고 밝혔다.
 
7일에는 박준영 신임 전남도지사는 광주 동구 남도예술회관에서 광주전남지역 기관단체장과 도청 직원 등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박준영 지사는 취임사에서 "도민에게는 긍지를, 후손에게는 풍요로움을 주는 힘있는 전남건설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낙후 전남 경제의 활성화와 산적한 지역현안 등을 해결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爲民행정 몸소 실천할 터

취임 후 업무보고 과정에서 그를 접한 도청 공무원들은 무엇보다 주변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핵심을 날카롭게 꿰뚫고 접근하는 것에 공무원들이 내심 긴장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김대중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박준영 전남도지사를 알려면 먼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먼저 알아야 한다는 말이 공무원들 사이에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6월 7일 취임 이후 박 지사가 DJ와 관련된 발언을 폭포수처럼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박 지사는 자신의 공직관을 2000년 DJ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간 정상회담 때 주고받은 대화에 빗대어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이 "인생은 유한하다. 자리도 유한하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잘 해야 한다"고 말하자 김 위원장도 고개를 끄덕였다는 것이다.
 
박 지사는 "DJ의 이런 공직관이 바로 나의 공직관"이라며 爲民 행정의 이미지를 몸소 실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946년 전남 영암군 삼호면에서 태어난 박 지사는 목포중학을 졸업한 뒤 가난과 생활고에 고향에서 농사를 짓다 상경하여 신문배달 음식점 등에서 일하며 야간학교를 거쳐 성균관대 정치학과 어렵사리 졸업했다.

중앙일보 기자로 입사한 지 8년째인 지난 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신문제작거부를 주도해 신군부에 의해 강제 해직된 박 지사는 87년 복직후 뉴욕 특파원으로 활동하고 있었는데, 1991년 강연차 뉴욕에 온 김대중 전 대통령과 첫 대면을 갖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99년 청와대 대변인을 거쳐 2001년 국정홍보처장을 역임하는 등 김대중 대통령과 국민의 정부 손발의 역할에 추호의 빈틈도 보이지 않아 완벽주의 행정을 추구한 것으로도 후한 점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