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시대’가 열렸다. 보수진영으로선 10년간의 권토중래 끝에 이뤄낸 정권교체이지만, 참패를 당한 범여권은 거센 후폭풍에 시달리면서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범여권의 전통적 ‘텃밭’인 광주.전남도 예외는 아니다. 이 지역 정치권의 위상에도 많은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다행히 이 대통령 당선자는 영산강 뱃길 복원 등 광주.전남의 주요 현안사업의 지속 추진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영산강운하 프로젝트 추진, 호남고속철도 조기 완공, 2012여수세계박람회 추진 등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그러나 수도권규제완화가 현실화될경우 기업유치 등에 악영향도 우려된다.


◇도내 정치권 위상 약화 우려

광주.전남에 있어 ‘이명박 시대’의 개막은 ‘야당’으로의 전락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지역 국회의원 20명(광주7명, 전남 13명)전원이 대통합민주신당. 민주당 소속으로 사실상의 여권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민의 정부에 이은 참여정부 10년간 도내 정치권은 정부 및 국회내 주요 요직을 차지하며 여권내 새로운 실세로 부상했다.

하지만 17대 대선은 호남 정치권을 10년 전의 야당으로 다시 돌려놓았다. 총선까지 유권자들의 표심에 변화가 없다면 오히려 10년 전보다 더 소수 야당으로 전락할 처지에 놓여 있다. 이는 광주.전남 정치권의 위상 약화를 초래해 지역내 현안사업 추진 및 예산확보 등을 어렵게 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총선 앞두고 지각변동 예상

이 당선자의 압도적인 승리와 범여권의 참패로 귀결된 대선 결과는 내년 18대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지각변동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광주.전남 정치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지역 정치권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대통합민주신당이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론을 시작으로 조만간 총선 ‘공천전쟁’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총선 공천권을 부여받는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1월 전당대회가 그 서막이 될 전망이다.
 
그에 앞서 지역구 운영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전초전도 치러야 한다. 이 과정에서 친정동영진영과 친노진영, 민주당 탈당파, 시민사회세력 등 각 계파로 나눠진 이 지역 정치권도 정국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정 후보가 광주.전남에서 79.75%와 78.65%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은 만큼 양 지역 정치권이 정 후보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당내에서 대선패배 책임론이 대두될 경우 지역내 구심점 역할을 하기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한나라당의 경우 당초 목표한 두자리 수 득표율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과거 2번의 대선보다 훨씬 높은 8.59%와 9.22%의 득표율을 거둔데다, 정권교체에 성공함으로써 도내 교두보 마련에는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또 저조한 득표율에 그쳤지만 문국현 후보(4.76%, 3.24%)의 창조한국당, 권영길 후보(2.05%, 2.40%)의 민노당, 이인제 후보의 득표율이 (1.07%, 2.39%)에 그쳐 향후 양지역 존립기반마저 위협을 받는 민주당이 사실상 총선에 더 방점을 둔 점을 감안하면 3당 역시 도내 교두보 마련을 위해 경쟁대열에 가세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득표율(3.40%, 3.61%)을 거둔 ‘이회창 신당’이 도내에 상륙할 경우 광주.전남 정치권은 6개 정당이 난립하는 춘추전국시대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