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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권 방치 ‘속수무책’…외면 할건가
<양극화 사이버 포럼>이영주, '낙태로부터의 자유'
이영주칼럼니스트
노무현 대통령이 1월 18일 올해 국정운영 방향의 구상과 계획을 밝힌 신년특별 연설에서 메인 화두는 우리 한국 사회를 전반에 두루 확산되고 있는 '양극화' 해소에 초점 맞추어졌습니다.

물론 양극화 심화가 한국만의 특수 상황은 아니라고는 하나, 정보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할 때, 이에 대한 총괄적 모색과 광범위한 타개책이 적극 개진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에 브레이크뉴스에서는 본보 칼럼니스트를 위시 外部 필진까지 총망라하여 우리 사회의 각 분야에서 양극화의 현실성을 심층 투시할 지면을 긴급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참여정부의 지방분권책은 많은 기대를 불러일으켰건만 실제 지방의 열악성과 낙후성은 괄목할 호전 현상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따라서 이런 흐름들을 엄격 정밀 조망하면서 양극화의 현실과 진단뿐 아니라 대안까지 제시할 사이버 포럼에 讀者 諸賢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기대합니다.<편집자주>



▽ ‘비자율 생명권’ 더 이상 방치할건가

▲이영주 칼럼니스트 
인권의 꽃이며 인류의 존속을 가능하게 하는 생명존중사상은, 찬란한 황금빛에 의해 그 빛을 차츰 잃어감에 따라 생명경시사상은 급속하게 만연되어 가고 있다. 이는 인구 3억의 미국이 매년 160만 건의 낙태가 자행되고 있는 것에 비해, 우리나라는 출산(60~80만)의 약 2.5배 정도의 태아가 낙태되고 있다는 점에서 인구대비 낙태건수는 세계 1, 2위를 다투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우리의 꿈이자 희망인 태아가 너무나 위태롭게 방치되어 있는 우리 사회의 제반 병리현상이라 할 수 있는 생명의 양극화 현상을 진지하게 성찰함으로써, 세상에 태어날 생명의 눈부신 모습을 가슴 속 깊이 감동과 사랑으로 간직하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낙태(abortion)는 산모의 생명과 건강 그리고 태아(fetus)의 생명권이라고 하는 절대적 가치충돌의 문제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산모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낙태 이외의 모든 낙태행위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다.

물론 낙태문제는 사회적 심리적 차원에서보다는 태아의 천부적 생명의 차원에서 다루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산모를 위한 치료적 낙태, 강간, 근친상간 등에 따른 사회적 낙태, 심한 기형이 예상되는 경우의 예측적 낙태 등이 제한적으로 허용되어 있다.

이러한 모자보건법상의 허용요건은 낙태를 시술하는 의사가 판단하도록 되어 있어, 의사의 경제적 이익과 임부의 현실적 요구가 서로 일치하면 얼마든지 허용사유는 조작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허용사유를 객관화하기 위하여 확인의사와 시술의사를 제도적으로 분리한다는 것은 경제적 제도적 측면에서 그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기 때문이다.

또한 삶이 선(善)이고 죽음이 악(惡)이라고 가정한다면, 자살을 최상의 선택이라고 생각하고 그 선택을 행한 자들을 획일적으로 모두 부정한다는 것은 분명 증명되지 못한 또는 할 수 없는 오류(fallacy)가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낙태도 이처럼 미묘하고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법관들이 증명할 수 없는 오류를 감수하고서라도 법이라는 가치관으로 형량(balancing)하여 산모를 낙태죄로 처벌할 수 있을까?, 헌법상으로 낙태할 수 있는 기본권을 과연 부여할 수 있는가?

태아의 생명권은 어느 시기까지가 한계인가라는 등의 의문은 도덕적, 종교적, 철학적 문제일 뿐만 아니라, 아무도 책임져주는 이 없이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한 임산부의 절망적인 현실문제이기도 하다. 따라서 우리가 내세운 낙태에 관한 입법은 그 한계를 훌쩍 넘어서 증명될 수 없거나, 증명할 수 없는 문제가 아주 많은 민감한 문제이다.

 
▽ 성의 천국 그러나 대가는 혹독

청소년들의 발랄한 눈망울은 도시를 환하게 하는 꽃이다. 청소년들의 눈길이 닿는 곳이면 무엇이나 온몸으로 연초록이 된다. 깔깔대며 웃는 청소년들의 밝은 웃음은 나라의 기쁨이요, 겨레의 힘이다. 여름이 몸을 덥혀 강렬하게 몸을 드러낸 청소년들이 지나가면, 더위에 늘어진 도시는 성적 매력으로 거리를 긴장시킨다. 축제의 불꽃처럼 아름다운 젊은이들.

▲성적 매력이 넘실거리는 젊음! 그러나 그 대가는 혹독하다.

그러나 그 뒷모습을 바라보면, 인터넷 화상채팅이 집창촌보다 유혹의 기술 측면에서 견딜 수 없을 만큼 충동적이고 중독적이라는 것을 이용하여 주택 밀집구역까지 파고드는 등 성매매처벌법 시행 이후 성매매의 경로가 다양하게 분화되고 있다.

이는 신분을 드러내지 않고 직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저렴한 비용으로 실시간 이루어지는 음성적 성매매의 확산속도는 관리 불가능할 정도의 수위로 솟구치고 있다.

이렇듯 순수한 입법동기에 따른 도덕주의적 관점의 입법조치가 오히려 사회적으로 부작용을 초래한다면, 그 대가는 결국 청소년들이 낙태라는 지울 수 없는 고통으로 치르게 된다. 따라서 음성적으로 낙태와 성매매를 폭발적으로 확산시키는 강도 높은 법제화보다는 그러한 아픔이 생기지 않도록 건전한 환경을 조성하는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사회적 환경의 조성 측면도 전통적인 사회윤리규범과 개인의 주관적 권리가 미분화된 한국사회에서의 성 개방 확산은 무절제한 성행위를 조장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고, 향락풍조에 편승한 성범죄에 대한 낙태가 청소년들의 미래를 예고 없이 봉쇄해 버렸다.

깨달을 것이 너무 많은 세상이지만, “인간의 가치는 모든 가치를 초월한다”라는 칸트의 말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생명은 인간이 지니고 있는 최고의 가치임에도 불구하고, 낙태에 대해 저렇게 담담한 청소년들을 볼 때마다 나는 온갖 정의로 수식된 담론들이 아우성치는 이 황폐한 도시에 살아가야 한다는 것에 아득함을 느끼면서 혼란에 빠져든다.

 
▽ ‘내 배는 제한적으로 내 것이다’

▲경이로운 태아의 생명권! 과연 누가 사수할 것인가?
생명권(pro-life)과 선택권(pro-choice), 내 배는 나의 처분에 속한다(Mein Bauch geht mir!)라는 구호에 대해 독일연방헌법재판소는 “내 배는 제한적으로 내 것이다”라는 판결하였다.

우리 대법원은 인간존엄성의 존중과 생명권의 보장이라는 헌법정신에 비추어 볼 때, 생명권에 대한 법률유보를 인정한다는 것은 이념적으로는 법리상 모순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생명에 대한 법적 평가가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생명권 역시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한 일반적 법률유보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여성은 자신의 삶을 자율적으로 구상할 수 있기 때문에, 남성과 같이 자기방어와 정당방위의 권리를 가지기에 일정한 조건하에서 낙태를 자유롭게 결정할 권리를 가진다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 않다. 선택권을 존중해준다 할지라도 현실에 뿌리를 내리지 못한 주장은 순환논리에 빠져들기 때문이다.

생명권과 선택권, 그 어느 것이 배타적으로 존중되어야만 하는가에 대한 논쟁은 무의미하다. 왜냐하면 두 관점은 충격적 대조를 이루는 것 같지만, 여자든 남자든 결국은 생명을 존중한다는 점에서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여백을 남겨두고 있다.

낙태는 여성이 자기 몸만 생각하는 극단적인 이기적 행위이거나 무분별한 성관계의 결과로만 그려지게 되는데, 여성이야말로 임신, 출산, 양육과 같은 생명을 소망스럽게 키우는 배타적인 또는 주된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들이다.

여자 역시 남자만큼, 아니 모성으로 인하여 자기 몸 안에서 꿈틀대며 자라나는 태아를 어찌 남자보다 더 사랑하지 않겠으며,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갖지 않겠는가.

태아는 임산부와 서로 대립하는 대상이 아니라, 임부의 신체와 영혼의 일부이기 때문에 자신의 일부를 없애버리는 낙태행위는 평생 지우기 어려운 상처로 남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부장적 사회에서 자궁은 여성의 자아와 분리되어 다루어짐으로써 생명에 대한 존중심이 충분한지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받고 훈육되어지는 열등인으로 추락되었다.

이와 같이 생명권과 선택권이라는 양립할 수 없는 논리의 발상은 남성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의 부산물일 뿐이다. 따라서 낙태에 대한 담론의 핵심은 낙태를 둘러싼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선택권이 아니라, 남성과 여성의 올바른 인간관계 정립에 있는 것이다.

 
▽ 낙태의 책임 여성에만 전가

성 개방에 따른 책임을 자율적으로 감당할 이념과 사회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의 자유가 확산되어 여성의 임신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나 ‘절대적 생명존중’이라는 암묵적 합의가 이루어진 임신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양성평등한 성문화가 조성되어 있지 않아 미혼여성의 출산과 양육은 현실에서 철저히 차별되고 억압되기 때문에, 이러한 딜레마는 결국 선택할 여지가 전혀 없는 그들로서는 낙태를 통해서만 해소할 수밖에 없는 뼈아픈 현실인 것 같다.

▲한쪽은 살리고 또 한쪽은 죽이고 너무 대조적인 포스터

따라서 이러한 낙태문제는 인식의 변화와 이를 뒷받침하는 법제도를 통하여 미혼여성도 자녀를 출산할 수 있도록 출산정책 패러다임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낙태규제법은 여성의 몸에 대한 규제가 아니라 여성의 역할에 대한 규제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사회적 조건이 형성되어 있지 않은 현 상황에서 낙태에 대해 여성이 가질 수 있는 선택권이라는 믿음은 환상일 뿐이다.

임신은 양육이라는 성의 역할과 불가분 관계에 있어 성관계와 재생산은 분리시킬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원하지 않은 임신을 한 임산부는 선택권을 행사할 여지도 없이 낙태로 수렴되어간다. 성적 불평등과 미혼모에 대한 시퍼런 편견이 만연되어 있는 우리의 현실을 직시한다면, 정부의 과다한 개입이 오히려 여성의 낙태에 대한 선택권을 감소시켰다.

이에 따라 무수한 불법 낙태가 지금 이 시간에도 버젓이 자행되고 있으며, 낙태죄로 처벌되는 경우는 현실적으로 아주 예외적이므로 낙태죄에 대한 처벌은 법집행기관의 자의에 의한 것이라는 불만과 일반 국민들도 그러한 범법자를 오히려 동정하고 연대감까지 표명하게 됨으로써 낙태죄를 사문화시켜 버린다.

이는 도덕적인 의미를 가진 법제도의 노력이 오히려 부도덕한 결과를 창출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매년 150만 건의 낙태가 자행되는 낙태천국임에도 불구하고, 낙태로 인해 처벌받는 경우는 1980년에서 2003년까지 매년 낙태범죄자에 대한 검찰의 기소는 약 10여건뿐이라는 것에서 명백하게 드러난다.

한국 법제와 문화 아래에서 미혼모가 된다는 것은, 곧바로 생계가 위협받는 것인 만큼 여성 자신과 아이에게 불어 닥칠 고통을 예견한다는 것은 너무나 쉽기에 낙태 이외의 다른 선택은 매우 어렵다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은 낙태천국. 신성한 생명의 잉태가 저주의 대상으로 전락한지 이미 오래이다. 
이렇듯 여성의 몸은 자궁을 가졌다는 이유로 종교계와 정책, 남아선호문화와 빈곤 등 다양한 사회의 힘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싸움터로 전락하였다. 이에 따라 여성의 선택권은 삭제된 채 낙태에 따른 모든 책임이 여성 자신에게 귀속되어 버렸다.

미성년자가 임신에서 낙태로 이어지는 과정과 출산 이후의 양육에 이르기까지 남자의 역할이나 책임은 어디에도 없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낙태는 남성들이 피임도 필요하지 않는 자유분방한 성관계를 위한 사회적 장치인지도 모른다.

낙태시술이 불법적으로 가능하고 여성의 몸이 성적 도구화되어 있기 때문에 남성들의 피임노력은 무모하리만큼 방만해져, 이러한 무책임한 행위는 여성이 생명에 대해 낙태라는 선택의 권리를 강하게 표현할 수밖에 없는 막다른 골목으로 밀어 넣고 있는 것이다.

낙태는 사회의 정의와 생명에 관한 철학의 대상이 아니라 남성들의 무책임한 행위를 정당화시키는 왜곡된 구조이며 여성은 어찌할 수 없이 겪어야 할, 아니 견디어야 할 아픔으로 치부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 낙태의 후폭풍 '복합처방 시급'

2004년 10월 4일 발표된 국정감사자료를 보면, 한 해 동안 10대 청소년의 병원분만은 6,730건, 낙태 등을 위해 산부인과 진료를 받은 경우는 44,772건이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는 공식진료기관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청소년의 낙태는 청소년의 비행으로 인식되어, 출산 후 미혼모라는 사회적 비난의 두려움 때문에 비밀리 불법 시술소에서 대부분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어서 그 수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낙태의 선택권’이라는 미봉책에 절대 머물러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청소년의 임신은 무조건 비윤리적이라는 편견 때문에 낙태하지 않을 경우, 미혼모와 고아문제 등 사회문제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그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락행위 등 방지법에 근거한 윤락여성, 가출여성, 불우 미망인 등과 함께 부녀복지사업의 측면에서 상담과 시설보호를 통한 치료사업에만 치중하였을 뿐, 미혼모를 위한 지원사업은 미혼모 발생을 조장한다는 우려에서 소극적으로 대처하여 청소년들의 낙태를 수수방관하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다.

생명권과 같이 절대적 최고 가치를 지닌 기본권의 효력은 제3자에게까지 효력이 미치므로 제3자에 의해 생명권이 침해받지 않도록 국가는 직접적 침해뿐만 아니라 위법적 침해에 이르기까지 태아를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빈곤과 여성의 억압에 대한 사회적 개혁, 그리고 훌륭한 성교육과 더욱 더 정의로운 사회를 조성하여 ‘원치 않는 임신’이라는 단어를 소멸시켜 줄 새로운 패러다임이 형성될 때까지 여성의 선택에 따른 낙태는 필요악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시대의 아픔인 것 같다.

그러므로 청소년들에게 피임방법과 성폭력에 대한 예방 및 대처방안을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접근시켜주는 것과 불가피하게 낙태를 하였을 경우 정신적인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는 교육에 충실해야겠다.

청소년 시기의 성관계나 낙태의 후유증과 책임문제, 피임의 중요성과 그 구체적인 방법 등을 충분히 교육시켜 청소년들의 이성에 대한 불같은 관심을 건전한 이성교제를 통하여 승화시킬 수 있도록 조성해 주고, 그들만의 열린 공간과 적절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바람직한 성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가치 있는 것들의 대부분은 직접 부딪쳐서 얻을 수밖에 없다. 낙태가 청소년의 행복과 불행이 걸린 문제일 뿐만 아니라, 그것을 통해 우리 사회가 청소년들의 성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성찰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 이영주 프로필

- 법학박사, 시인 
- 광주 전남문인협회회원
- 스왑거래의 법적 문제
- 트래킹스톡에 관한 고찰
- 집행임원의 소송법상 문제에 관한 고찰
- 무액면주식제도의 도입에 관한 연구
  外  多數 論文





 
기사입력: 2006/07/15 [12:28]  최종편집: ⓒ 브레이크뉴스 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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