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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에도 컨닝이 있었다네
'不正' 용인사회는 '집단질환 방치하는 것' 퇴치에 合心해야
소정현기자
17일 전국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수험생들의 집단 부정행위가 밝혀져 일파만파 큰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수사에 박차를 가해온 경찰은 휴대폰을 이용한 수능 부정행위 사건에 가담한 수험생은 모두 141명으로 잠정 결론지었다. 고교·중 동창생들로 구성된 학생들은 서로
▲조선시대 관료 등용문인 과거시험에서도 기상천외의 부정행위가 속출하였다     © 브레이크뉴스
성적이 우수한 과목의 정답을 공유하기 위해 엄청난 부정 행위를 저질렀다고 한다. 물론 이번 사건은 책임자를 엄중 문책해야 하며, 재발방지 차원에서도 항구 대책을 조속히 내놓아야 한다.
 
▽ 포복절도할 컨닝 과거시험에서 활개 

과연 컨닝은 이렇듯 우리 현대인들에게만 해당되는 전유물로 간주될 수 있을까. 사실 컨닝의 역사와 전통은 유구하기만 하다. 지금이나 옛날이나 시험에는 컨닝(cunning)이 따르게 마련이었다. 원래 '컨닝'이란 말은 일본식 영어다. 영식으로 부정 행위를 지칭하는 'cheating'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조선시대 최고 지배층은 관료였고 관료가 되려면 과거를 통해야 했으며 양반 구실을 하기 위해 유생들은 과거에 목을 맬 수밖에 없었다. 불가불 과거장에선 갖가지 기발한 컨닝 방법들이 속속 선보였으니 어쩌면 우리 시대보다 더 지능적이고 정교한 수법을 구사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자 당시 얼마나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속출했는지 그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보도록 하자.

과거 시험장에 반드시 휴대해야 하는 붓 대롱 속에다 깨알같은 글씨로 예상 답안을 적은 종이를 말아 넣고 시험 감독관 몰래 종이를 꺼내 훔쳐보는가 하면, 콧구멍 속에 깨알같은 글씨로 예상 답안을 적은 종이를 말아 끼우고 시험 감독관 몰래 꺼내 보는 방법이 있었다 한다.

용감무쌍한 컨닝으로는 합격자 예상자의 시험 답안지에 자신의 이름을 바꿔 붙였는가 하면 다른 사람이 답안지를 대신 작성하는 대필 시험까지 등장하였다. 또 옷소매에 들어갈 정도로 작게 책(수진본)을 만들어 평소에는 휴대용 학습서로 이용하다가 시험칠 때 틈틈이 훔쳐보기도 했다.

이외에도 손가락 길이 만한 가는 무려 1천여개 대나무 살에 경서의 첫 구절을 적어 놓고 과거장에 몸 속에 몰래 숨기고 들어가 시험 감독관이 한눈 파는 사이 손살같이 답안 작성에 참조하였다 한다. 약술한 바, 과거장 분위기가 절대 순수하지 못했을진대 시험감독관이 장님 노릇만 할 수 없는 처지였을 것은 너무 자명한 사실이라 하겠다.

과거시험장에서는 시험감독관이 열 개의 도장을 갖고 다니면서 컨닝이나 예비컨닝 행위를 발견하면 그 수법에 따라 각기 다른 도장을 대호지(시험지)에 찍음으로써 급락 판정에 참작토록 했다는 것이다.

예컨대 답안지를 훔쳐보려다가 들키면 눈동자를 굴린다는 뜻인 '고반'이란 도장을 찍고, 옆
▲컨닝 사실이 들통나 망신살을 당한 찰스 왕세자의 차남 해리 왕자     ©브레이크뉴스
사람이 듣게끔 중얼거리면 '음아'란 도장을 찍었다 한다. 감독관의 눈을 피해 시험지를 바꾸면 '환관'이란 도장이 찍힌다.

또 옛날 과거에는 문장의 초를 잡는 초지들을 갖고 들어갈 수 있게 돼 있었는데, 그 초지를 통해 부정을 자행하다 들통이 나면 '낙지'이다. 우수한 수험생 곁에 자리를 옮겨 앉으면 예비 컨닝 행위로 간주, '이석' 도장이 찍혔다. 또 허락 받지 않고 물을 마신다거나 소변을 보러 간다거나 자리를 떠도 이석 낙인을 피할 수 없었다. 

감독관 지시에 제대로 응하질 않거나 말대꾸를 할시 옐로 카드 내보이듯 '항거'라는 도장이 찍히고 만다. 물론 도장찍는 것을 변명하거나 항변하면 '항거'라는 도장이 가중되었다. 시간이 다 됐는데도 미완성일 때는 '불완'이란 도장을 찍는다. 부정한 수법으로 써넣을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이다.
 
살펴본바 특히 조선 말엽에는 부정 행위가 세도가들 사이에서 더욱 극성을 부리게 되었다. 권력층에 있는 사람이 시제를 미리 알아내어 명사로 하여금 문장을 짓게 하여 이를 시험장에 나가는 수법으로 한말의 세도가 자제들이 이로써 상당수 등과 했던 것이다.

'대인'이라는 대리시험에서는 사진 첨부가 없었던 때라 적발이 용이하지 않았겠지만 대체로 감독관과 내통한 권력형 대리시험이 주종을 이루었다. 이를 더 이상은 묵과할 수 없었던지 1818년(순조18년) 성균관 사성 이영하가 상소를 올렸다. 인재 등용문인 과거제도에 부정과 비리가 많아 이의 시정을 간곡히 호소하는 내용이었다. 이영하가 지적한 과거시험 부정 형태는 다음 8가지였다.

남의 글을 빌려쓰는 일(차술차작), 책을 과장에 가지고 들어가기(수종협책), 과장에 아무나 들어가기(입문유린), 답안지 바꾸기(정권분답), 과장 밖에서 답안 작성(외장서입), 문제지 사전 유출(혁제공행), 시험감독요원 바꾸어 출입하는 일(이졸환면출입), 답안지에 이상한 표기를 남기는 일(자축자의환롱)등등 이루 열거하기가 부족할 정도이다.
 

▽ 공공의 적 컨닝 '엄격한 제도'로 퇴치에 박차를

자 분위기가 너무 무겁게 서술되고 있으니 이제 여유를 찾으면서 웃음 속에 자신을 성찰하면서 평생 후회막급 속에 신세망칠 부정행위만큼은 절대 자제하도록 하자. 무릇 컨닝에도 6가지 도(道)가 있나니, 군자는 시험의 종류와 장소를 막론하고 모름지기 이를 실천하는 것이 어떠실 지

제 1도는 감독자의 특성과 우등생의 위치를 아는 것이니, 이를 '지'(智)라 한다. 제 2도는 감독자가 바로 옆에 있어도 과감하게 실행하는 것이니, 이를 '용'(勇)이라 한다. 제 3도는 컨닝한 답이 이상해도 그것을 의심치 않는 것이니, 이를 '신'(信)이라 한다.

▲공정한 경쟁을 훼손치 않는 인성교육이 절실하다     © 브레이크뉴스

제 4도는 남이 컨닝하다 들킨 것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가진 것이니 이를 '인'(仁)이라 한다. 제 5도는 컨닝하다 들켜도 컨닝의 근원지를 밝히지 않으니, 이를 '의'(義)라 한다. 제 6도는 보여준 사람보다는 점수가 약간 낮게 베끼는 것이니, 이를 '예'(禮)라 한다.

무엇하나 부러울 것이 없을 것 같은 故 다이애나 왕세자비와 찰스 왕세자 사이의 차남 해리(20) 왕자가 컨닝 사실이 드러나 호사가들의 비웃음을 샀다. 해리 왕자의 컨닝을 도와줬다는 혐의를 받고 이튼칼리지에서 해고당한 전직 미술교사 사라 포시스가 이튼칼리지를 상대로 법정 소송을 내 영국 왕실이 골치를 썩고 있다는 후문이다.
 
또 우리나라에서는 모가수가 자신의 손바닥에 적어놓은 가사를 엿보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네티즌들에게 포착되어 곤혹을 치른 적이 있다.

미국 대학의 경우 컨닝하다 적발되면 제적까지 각오해야 한다. 한국의 대학처럼 몇 년 지나고 복학의 기회도 주어지지 않는다. 생매장 당할 각오하고 해야 한다. 컨닝 사실이 그 사람이 졸업 후 몇 십년이 흐른 후에 밝혀진다 해도 졸업 취소를 시킬 정도로 혹독하게 처리하고 있다.

물론 우리 한국에서도 그 처벌이 결코 가볍지 않다.  국가 고시에서 컨닝하다가 적발되면 퇴실조치는 물론이고 2년간 국가 고시에 응시할 자격이 박탈되며, 퇴장을 거부하고 행패를 부리면 공무집행방해로 끌려간다. 수능에서 컨닝을 시도하다 들키면 당장 수능시험장에서 쫓겨난다. 교육부에 따르면 향후 3년간 수능시험에 응시할 수 없도록 제약 요건이 강화된다.

  우리 사회에 크나큰 충격을 준 수능 컨닝을 가볍게 넘긴다면 그것은 부실공사로 무너지는 건물들과 다를 바 없다 하겠다. 추후 철저한 감독뿐 아니라 교육체계 역기능 부산물이라 할 수 있는 컨닝에 대한 전반적 통찰이 수반되어 집단 질환이라 할 수 있는 부정 행위가 속히 치유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기사입력: 2004/11/25 [02:10]  최종편집: ⓒ 브레이크뉴스 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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