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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내막
송봉근 교수의 한방 클리닉 '복령'
소화장애 이뇨효과 호전 왕성…강심제 역할 충실 수행
송봉근칼럼니스트
병원 뒤쪽으로는 큰 산이 자리하고 있다. 소나무가 빽빽하게 우거진 편이라서 산에 오르면향긋한 송진냄새가 폐부에 깊숙이 스며든다. 물론 9층 식당에 올라가 바라다보면 앞쪽으로 멀리 건너다 보이는 무등산의 설경 또한 요즘 매우 빼어나다.

하지만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낫다고 멀리 떨어진 산보다는 항상 가까이서 오르내리며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산이 더 친근하고 살갑게 느껴진다. 게다가 나무가 별로 없는 산보다는 소나무며 상수리나무며 많은 관목으로 들어서 있는 산이 더 정겹다.

그래서 요즘처럼 찬바람이 불어오는 강추위에도 등산을 하려는 많은 사람이 병원을 찾는다. 주말이면 이어지는 등산객으로 병원 주차장이 발 디딜 틈도 없게 된다. 아마도 날씨가 풀려 산에 진달래라도 필 요량이 되면 더욱 등산객은 많아질 것이고 병원 주차장도 몸살을 앓게 될 것 같다.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건강을 위하여 산을 오른다. 사실 산을 오르는 것처럼 땀을 내면서 기분 전환도 되고 맑은 공기도 마시는 운동은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얼마 전에도 어려운 시간을 내어 아들을 꼬드겨서 산에 올랐다. 처음에는 숨이 찬다고 목이 마르다고 헉헉거리고 불평하던 아들 녀석도 어느 정도 산에 오르니 언제 그랬냐는 듯 앞서 가기 시작한다.

잎사귀가 떨어진 나뭇가지 사이로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이 코끝을 찡하게 울린다. 방한 도구로 감싼 사이로 나온 볼이 쓰릴 정도로 차갑다. 가끔 발에 밟히는 채 녹지 않은 눈이 뽀드득 하고 주저앉는다.

한참을 올라 겨우 한 두 사람 앉을 만한 바위에 걸터앉아 배낭에 가져온 귤을 꺼내 갈증을 풀고 있으니 어렵고 시끄러운 세상일이 반쯤은 잊혀지는 듯싶다. 일어서려는데 나이가 꽤 많아 보이는 어르신이 다가선다.

추운 날씨에 건강하십니다. 의례적인 인사를 하고 생각보다는 나이가 젊어 건강하게 보이신다는 칭찬도 겸하여 전한다. 약초를 좀 캘까 해서 나왔는데 땅이 얼었어. 약초라는 말에 귀가 번쩍. 아무래도 직업은 속이지 못하는 모양이다. 무슨 약초를 캐세요. 이것 저것. 복령이나 캘까 했는데....

 
▲ 복령은 대개 3-4년 된 소나무 등걸에 둥근 꼴이나 둥글고 긴 꼴로 소나무 뿌리에 기생하는 일종의 버섯을 말한다.
복령은 대개 3-4년 된 소나무 등걸에 둥근 꼴이나 둥글고 긴 꼴로 소나무 뿌리에 기생하는 일종의 버섯을 말한다. 식물학적으로는 담자균류 민주름버섯목 구멍장이 버섯과의 버섯을 말한다. 큰 것은 30 센티미터 정도가 되고 무게도 1킬로그램 정도이다.

대개 죽은 소나무 뿌리에 많기 때문에 소나무 때라고 하는 것이 생긴 소나무 뿌리 주위를 꼬챙이로 찔러보아 속에서 딱딱한 것이 닿거나 꼬챙이에 하얀 가루가 묻어 나오면 뿌리를 헤치고 복령을 채집한다. 검은 갈색의 표면과는 달리 속은 하얗기도 하고 붉은색을 띄기도 하는데 하얀색인 것을 백복령 그리고 붉은색의 것을 적복령이라고 말하며 보약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약재로 사용한다.

복령은 약효가 위장과 폐 그리고 간에 들어간다. 그래서 위장에 남아 있는 비정상적인 체액을 아래로 내려 보내는 효능이 있다. 대개 소화가 되지 않으면 구토나 구역 증상이 나면서 위장에 마치 음식물이나 수분이 남아 있는 증상을 보인다. 복령은 바로 이런 정체된 수분을 아래로 내려 배설시키는 작용을 하므로 소화기능을 돕고 밥맛을 좋게 한다.

실험적으로 보면 복령에는 위장의 평활근을 이완시키는 작용이 있다. 이런 효과는 소화를 촉진하고 배가 아프지 않게 하는 효과가 있다. 또 몸 상부에 체액이 남아 있어 가슴이 치밀어 오르며 두근거리고 결리는 증상에도 효과가 있다.

복령에는 이뇨효과가 강하다. 그래서 몸이 붓거나 소변이 잘나오지 않는 증상에도 복령은 효과가 좋다. 한마디로 복령은 몸에 필요한 수분이 잘 순환되도록 하는 작용을 한다. 흡사 강 상류에서 발원하는 물줄기가 바다로 흘러나갈 때까지 수월하게 잘 흐르도록 하면 산과들 그리고 강과 바다가 홍수나 해일 없이 기름지고 풍성하게 잘 돌아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여기에 복령은 심장의 수축력을 높여 심장이 힘차게 뛸 수 있게 하는 강심제의 역할을 한다. 또 복령은 진정작용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한의학에서 보약하면 복령이 거의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흔히 기운이 없고 소화가 되지 않고 입맛을 잃었을 때 처방하는 약 중에 사군자탕이 있다. 여기에 복령은 몸에 불필요한 습기를 제거하여 소화기능을 돕고 식욕을 촉진하여 기운을 돋우는 역할을 한다.

또 어린아이나 나이가 들어 몸이 허해져서 뼈가 쑤시고 입안이 마를 때 사용하는 육미지황탕이라는 한약에도 복령이 주약으로 들어가 있다.

오래된 한의학 서적인 신농본초경에는 복령을 오래 복용하면 정신이 안정되고 밝아져서 장수한다고 말하고 있다. 또 동의보감에는 입맛을 좋게 하고 구역을 멈추면 마음과 정신을 안정시키고 가래가 막힌 것을 삭혀주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갈증을 없애주고 건망증을 치료한다고 말하고 있다.

 
▲ 복령에는 최근 항암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복령에 들어있는 다당류에는 암세포를 억제하는 효과가 매우 강하여 육종의 경우 억제율이 96.88% 정도까지 된다는 보고도 있다.

 사실 복령은 소나무 뿌리의 기운이 밖으로 퍼지지 못하고 맺혀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한다. 가을철에 소나무를 베면 복령이 뿌리에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봄철에 소나무를 베어야 복령이 생긴다. 봄철에 벤 소나무는 줄기가 없어졌다 하더라도 가을이 될 때까지 뿌리는 살아있게 된다고 한다. 바로 복령에 갈무리 된 영양분을 빨아들여 살아남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처럼 복령은 영양분이 많아서 강장제로 건위제로 그리고 이뇨제로 쓰인다. 그래서 한 서적에는 음식 대신복령을 먹으면 정신을 맑게 하고 안정시키며 곡식을 먹지 않아도 배고프지 않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또 산에서 수도하는 사람 중에는 복령을 음식 대신 먹게 되는데 2-3개월 정도 콩가루와 섞어서 먹거나 아니면 밀가루와 섞어서 수제비로 먹게 되면 배고픔을 모르고 눈이 밝아지고 정신이 총명해지고 몸이 가벼워져서 뛰어난 육체적 정신적 능력을 가지게 된다고 말한다.

복령에는 최근 항암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복령에 들어있는 다당류에는 암세포를 억제하는 효과가 매우 강하여 육종의 경우 억제율이 96.88% 정도까지 된다는 보고도 있다.

또한 복령은 매우 분말이 고와서 화장품이나 미용재료로도 사용된다. 포박자라는 중국의 매우 오래된 서적에는 어떤 사람이 18년 동안 복령을 먹었더니 뜸을 떠서생긴 흉터가 전부 없어지고 얼굴이 깨끗해졌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얼굴을 뽀얗게 하기 위해서 복령에 꿀을 섞어서 잠자기 전에 바르면 살결이 고와지고 주근깨도 없어진다고 한다.

복령이 하얀 겉부분이라고 하면 속에 소나무 뿌리를 둘러싼 심부를 포함하는 것을 복신이라 한다. 이 복신은 마음을 열어주고 정신력을 좋게 하며 정신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 복령 가운데 들어 있는 나무뿌리를 황송절이라 하는데 이는 근육에 경련이 나거나 아프고 입이 돌아가거나 건망증이 심할 때 사용한다.

이러고 보면 복령은 참으로 귀한 약재라 말할 수 있다. 소나무가 전국 방방곡곡에 많은 우리나라로 보면 전국이 복령산지라 할 수 있으니 복 받은 나라라고 할 수 있을까. 이번 주말에는 다시 산에 올라 복령의 정기라도 맛보아야 할 모양이다

 
◇ 송봉근 프로필  

現 원광대학교 광주한방병원장
現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한의학 박사)
現 원광대학교 광주한방병원 6내과 과장
원광대학교 한의과·동 대학원 卒
中國 중의연구원 광안문 병원 객원연구원
美國 테네시주립의과대학 교환교수   
 
 

 
기사입력: 2008/01/28 [15:16]  최종편집: ⓒ 브레이크뉴스 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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