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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내막
송봉근 교수의 한방 클리닉 '산초'
'연동운동 촉진 소화 도와' '항균작용도 월등'
송봉근칼럼니스트
▲ 산초나무를 집 가까이 심어 놓으면 여름에 모기가 모여들지 않는다고 한다.

중국에는 역사적으로 매우 아름다운 미인이 많았다. 그 중 가장 뛰어난 미모를 자랑했던 여인으로는 우선 미모에 놀라 물고기도 가라앉았다고 하는 서시나, 날아가는 기러기도 떨어졌다는 왕소군, 그리고 달도 구름 속으로 자취를 감출 정도로 미모에 뛰어났던 초선, 꽃도 부끄러워 고개를 숙였다는 양귀비를 든다. 그리고 중국 사람들은 여기에 조비연이라는 미인을 빼놓지 않는다.

한나라 시절 성제라는 황제가 있었다고 한다. 어느 날 황제가 미복으로 신분을 감추고 궁궐 밖을 나서 놀거리를 찾아 나섰다. 그리고 그 날은 자신의 누이인 공주가 사는 집에 다다르게 되었다. 공주는 기녀를 불러 황제를 위하여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게 했다. 황제는 목소리도 예쁘고 춤추는 자태도 빼어난 한 여인에게 마음을 빼앗기게 되었다. 바로 그녀가 중국의 경국지색의 하나로 불리는 조비연이라는 절세가인이다.
 
조비연은 이름 그대로 물 찬 제비처럼 손바닥위에서 춤을 출 정도로 날렵한 몸매를 자랑하여 동서고금을 통하여 가장 날씬한 미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 여인은 비록 미천한 출신이었으나 성제의 총애를 받아 마침내 황후로까지 봉해지게 된다. 그런데 아쉽게도 황제가 나이 40이 넘을 때까지 조비연은 임신을 하지 못하여 후대를 이을 왕자를 출산하지 못하였다.

이에 어의가 황후를 진찰한 결과 황후의 자궁이 너무 차서 임신을 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그래서 황후의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하여 침실 벽면을 모두 산초로 칠하게 했다. 산초의 따뜻한 기운을 온 몸으로 받아 자궁을 따듯하게 만들어 임신을 쉽게 하려는 노력이었다.

산초는 이처럼 성질이 매우 따뜻하다. 몸을 따뜻하게 하고 몸 안의 찬 기운을 없애주며 구충 작용이 있다. 특히 산초는 먼저 위장으로 약의 기운이 들어가 위장을 따뜻하게 하면서 소화기능을 촉진하는 작용이 있다.
 
따뜻한 약 기운이 폐로 들어가면 몸에 들어있는 찬 기운을 없애주면서 땀을 나게 하는 작용을 한다. 또 하초로 따뜻한 기운이 들어가면 아래로부터 뜨거운 기운이 위로 뻗어 오르게 하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하초가 너무 차가워져서 조루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치료하기도 하고 또 정력이 감퇴되면서 소변이 너무 잦거나 치아가 흔들리는 증상에도 효과가 좋다. 눈이 잘 보이지 않거나 여성의 생리가 정상적으로 나오지 않아 정체되어 아랫배에 쌓이는 증상에도 효과적이다. 또 회충 등으로 복통이 나타나는 증상에도 사용된다.

산초는 운향과의 초피나무(Zanthoxylum piperitum) 또는 산초(Zanthoxylum schinifolium )나 개산초의 열매에서 씨를 없애고 말린 것을 말한다. 중국에서는 화초(Zanthoxylum bungeanum) 나 산초 및 개산초를 산초로 사용한다. 특히 산초는 중국의 사천지방에서 나는 것이 유명하여 사천 천초라는 의미의 천초(川椒)로 불린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그리 높지 않은 산과 들에 자생하는 낙엽관목으로 약 3미터 정도로 자란다. 산을 다니다 보면 열매나 꽃에서 독특한 향기가 나기 때문에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나무이다.
 
두 나무 모두 산초로 취급되지만 약간 차이가 있다.  주로 북부지방에는 산초나무가 그리고 남부지방에는 초피나무가 흔한 편이라고 한다. 또 산초는 줄기에 가시가 엇갈려서 난다. 반면 초피나무는 줄기에 가시가 마주보고 나는 특징이 있다.
 
산초나무는 가을이 되면 작은 열매를 맺는데 이를 보통 향신료로 그리고 한의학에서는 약용으로 사용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산초는 주로 익은 열매에서 기름을 내어 기침 등을 멎게 하는데 사용한다.
 
아마 예전에 약이 흔하지 않던 시절 감기로 기침이 심하면 집집마다 준비해 두었던 산초 기름 한 숟갈을 마셨던 기억이 더러는 있을 것이다. 웬만한 부스럼에 산초기름을 바르기도 하였다.
 
최근에는 중풍에 효과가 있다고 하여 중풍예방약으로 민간요법에서 사용한다. 그리고 초피나무는 우리가 흔히 추어탕을 먹을 때 독특한 냄새를 내도록 사용하는 향신료로 이용된다.

산초에는 독특한 향기를 내는 정유 성분이 다량 들어 있다. 그리고 매운 맛을 내는 성분도 같이 들어 있다. 이 성분은 훌륭한 방향성 건위제로서의 역할을 한다. 소화가 되지 않고 밥맛이 없을 때 산초 가루를 넣어 추어탕을 들고 나면 걸쭉한 음식임에도 불구하고 소화도 잘 되고 밥맛도 좋아지면서 힘이 나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바로 이 성분 때문이다.
 
한의사가 소화불량에 잘 처방하는 약 중에 대건중탕이라는 약이 있다. 주로 식사를 하고 난 후 속이 차가워지면서 매우 아프고 구토가 날 것 같아서 음식을 먹을 수가 없고 배를 만질 수도 없을 정도로 아픈 증상에 사용하는 처방이다.
 
요즘의 급성 위경련이나 위염 등에서 볼 수 있는 증상이다. 이 처방의 주약으로 들어가는 것이 바로 산초이다. 만성 설사나 과민성대장증후군 증상에 자주 사용되는 오매환에도 들어가는 약재 중의 하나가 바로 산초이다.

산초에는 소화관 연동운동을 잘 되도록 하고 소화관 벽의 모세혈관이 잘 피가 통하도록 도와주는 약효가 있다. 따라서 위장이 소화를 잘 시키고 흡수를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여기에 산초에는 복통을 일으킬 수 있는 각종 세균들에 대하여 항균작용도 뛰어나다.
 
실험적으로는 황색포도상구균이나 이질균 그리고 대장균에 대한강한 항균작용이 있다고 한다. 미국에서 자생하는 산초나무의 일종은 치통나무로 불린다. 이 나무의 껍질이 류마티스나 치통에 효과가 좋기 때문이라고 한다. 산초나무도 진통 효과가 강하다.
 
산시올(sanshol)이라는 성분은 국소마취효과가 있다. 벌에 쏘이거나 뱀에 물리면 산초 잎과 열매를 소금에 비벼 붙이고 종기에 고름이 생기면 산초 잎으로 즙을 내어 상처에 바르면 금새 통증이 없어지고 고름이 빠진다고 한다.
 
또한 산초는 살충작용이 있어서 구충약으로도 사용되기도 하고 옴이나 부스럼 습진 등에 기름을 바르기도 한다. 산초나무를 집 가까이 심어 놓으면 여름에 모기가 모여들지 않는다고 한다.

산초의 열매와 나무껍질에는 경련을 일으키는 산톡신(xanthoxin)이라는 물질이 있다. 이 물질은 천연 식물 성장 저해제로도 작용한다. 마비를 일으키는 산토신 산도 들어 있다. 그래서 일부 지방에서는 잎이나 열매를 찢거나 달여서 석회와 함께 섞어 물가에 나가서 풀면 물고기들이 잠시 마비되어 물 위에 뜨게 되는데 이 때 물고기를 잡는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렇지만 일본과 중국에서는 산초를 향신료로 많이 이용한다. 일본에서는 각종 요리에 산초를 많이 사용한다. 가루나 잎 그리고 여린 싹을 주로 사용하여 냄새를 없애고 맛을 돋우는데 사용한다. 중국의 요리에는 주로 사천요리에 산초를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중국요리 중의 하나인 마파두부에 들어가는 향신료가 바로 산초이다.

일본에서는 매년 초 설날이 되면 한 해 나쁜 기운을 쫒고 무병장수를 위하여 약술을 마신다고 한다. 한 사람이 마시면 그 집안에 병이 없어지고 한 가족 모두가 마시면 그 마을에 병이 없어진다고 한다.
 
이 때 마시는 약술이 도소산이다. 화타가 만들었다고도 하는 도소산의 재료 중 하나는 당연히 산초이다. 앞서 말한 산초의 효능을 생각하면 한 해를 처음 시작하는 날 마시게 된 이유를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겠다.

이제 새해가 밝았다. 한 해의 건강을 위하여 가족의 건강을 위하여 나아가서 나라의 건강을 위하여 우리도 산초 술로 만들어 마셔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 송봉근 프로필  

現 원광대학교 광주한방병원장
現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한의학 박사)
現 원광대학교 광주한방병원 6내과 과장
원광대학교 한의과·동 대학원 卒
中國 중의연구원 광안문 병원 객원연구원
美國 테네시주립의과대학 교환교수   

 
 



 
기사입력: 2008/01/16 [01:10]  최종편집: ⓒ 브레이크뉴스 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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