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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내막
송봉근 교수의 한방클리닉 ‘지실’
'위장질환 효과 신통' '알레르기 증상도 즉효'
송봉근칼럼니스트
▲  원광대학교 광주한방병원장
<지실 實>
 
눈이 참 많이 내린 날 아침 우리 가족은 다른 도시로 이사를 떠났다. 눈이 쌓인 탱자나무 울타리 너머로 동네 아이들은 빙 둘러서서 이삿짐이 실리는 모처럼 만의 구경에 더러는 신이 나기도 하였고 더러는 슬픈 얼굴을 짓기도 하였다.
 
소녀는 아무 말 없이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탱자나무 울타리 너머에 이삿짐이 다 실릴 때까지 서 있었다. 처음 타 보는 트럭에 올라타 조금은 우쭐해진 기분으로 동네를 떠나는 차에서 바라보았을 때까지도 소녀는 꼼짝 않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이사 가던 날 뒷집 아이 돌이는 각시 되어 놀던 나와 헤어지기 싫어서 장독 뒤에 숨어서 하루를 울었고 탱자나무 꽃잎만 흔들었다네. 지나버린 어린 시절 그 어릴 적 추억은 탱자나무 울타리에 피어오른다.
 
십 수 년이 지나 유행하던 노래 가사는 잊고 있던 어릴 적 소녀를 떠올리게 하곤 했다. 애틋한 소녀에 대한 기억과 함께 탱자나무는 유년 시절 추억의 일부였다.
 
해마다 가을이 되면 나무에 달린 덜 익은 탱자를 따야 했었다. 가시에 긁히고 찔리며 딴 탱자를 아버지는 잘 말려 두었다가 동생이 가려움증으로 고생할 때마다 물에 끓여 피부에 발라주시곤 했다. 등이나 배가 가렵다고 보채던 동생은 시원하다며 이내 잠들곤 했다.
 
탱자는 운향과에 속하는 상록관목인 탱자나무의 열매를 말한다. 원래 중국 남부나 해안지대가 원산지인데 우리나라에서는 경기 이남의 남부 지방에서 자란다.
 
줄기와 가지가 녹색이고날카롭고 긴 가시가 나있어 예부터 도둑을 방지하기 위해서 집 주위 울타리로 심어 왔다.
 
한의학에서는 아직 익지 않음 열매를 말린 것을 지실이라 하고 자란 탱자의 껍질을 지각이라 하여 약용을 사용한다. 
 
▲ 지실은 위장질환에 많이 활용되는 약재이다.
지실은 맛이 쓰고 성질은 차다. 그리고 주로 위장에 작용하는 약재이다. 특히 막혀 있는 기를 아래로 뚫어 주는 작용이 있다. 그래서 가슴아래에 뭔가가 맺혀서 잘 통하지 않고 답답한 증상이 있는 경우에 사용된다.
 
가슴에 가래가 있을 경우에도 사용되고 음식을 먹고 잘 내려가지 않아 배가 더부룩한 증상에도 사용된다. 오목 가슴이 답답하고 아픈 증상에도 사용된다. 설사를 멎게 하기도 한다.
 
그래서 지실은 위장질환에 많이 활용되는 약재이다. 실제 지실에 들어있는 플라본 배당체는 장관 운동을 촉진한다. 그리고 위장 평활근 경련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다. 바로 이 작용이배가 아프고 소화가 되지 않으면서 가스만 찰 때 한의학에서 많은 처방에서 지실을 사용하는 이유이다.
 
열이 나고 숨이 가쁘며 입맛은 당기는데 대소변이 고르지 못해 배가 부어오르면서 설사를 하는 증상에 사용하는 칠물후박탕이나 변비가 아주 심한 경우에 사용하는 대승기탕에 사용되는 약재가 바로 지실이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지실은 위하수나 위확장 또는 탈항 등의 증상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지실에 두 배 용량의 물을 붓고 이틀 정도 둔 다음 다시 한 시간 반 끓이고 이를 걸러서 찌꺼기를 버리고 다시 물을 붓고 끓이기를 세 번 정도 하여 66-132% 농도를 가진 지실 끓인 물을 매일 10-20 ml 정도 복용하면 위하수에 매우 좋은 것으로 학계에 보고되기도 하였다.
 
지실은 피부에 나는 가려움증에 효과적이다. 민간요법으로 탱자 다린 물은 아이들 가려움증에 자주 이용된다. 실제 지실은 알레르기 반응을 줄여주는 한약재 중 가장 효과가 큰 약재 중의 하나이다. 지실에 들어있는 탄제레틴(tangeretin)이나 노비레틴(nobiletin) 이라는 성분은 알레르기가 일어났을 때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히스타민이 방출되는 것을 억제한다.
 
흔히 알레르기로 몸이 가려울 때 사용하는 약이 항히스타민제이다. 히스타민이 없어지도록 하는 작용을 하는 지실은 훌륭한 자연 항히스타민제가 되는 것이다.
 
또한 지실은 쇼크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독성 물질에 중독되어 갑자기 실신하였을 때 응급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구급약재이기도 하다. 
 
▲ 지실은 쇼크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지실에 들어 있는 성분 중에는 시네프린이라는 물질은 쇼크로 혈압이 떨어졌을 때 사용하는 에피네프린과 같은 물질이다. 그래서 이 물질과 또 다른 지실의 성분인 메틸티라민은 혈압을 올리고 심장을 강하게 뛰게 만들어 심장에서 피를 힘차게 뿜어 나오도록 한다.
 
혈관에도 매우 좋은 작용을 한다. 지실에 들어있는 주 성분 중의 하나는 헤스페리딘이다. 이 성분은 아주 훌륭한 항산화제로 혈액이 잘 엉기지 않도록 하는 작용을 한다. 또 피 속에 콜레스테롤이 많아지는 것을 억제한다.
 
그리고 아주 좋은 염증 치료제이기도 하다. 결핵균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고 여드름을 일으키는 효모균이 잘 활동하지 못하도록 하는 효능이 있다. 통증을 줄여주는 작용도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앞서 말한 시네프린 성분이 식욕을 떨어지게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비만을 치료하는 식욕억제제로 이용되기도 한다.
 
노랗게 익은 탱자를 방안 가득히 놓고 향긋한 냄새에 만족해하기도 했었다. 눈이 질끈 감길 정도로 시디 신 탱자를 누가 많이 먹을 수 있나 형과 시합을 하기도 했었다. 유년 시절의 기억이 새삼 새로워지는 때이다. 크게 위장병도 없었고 아토피도 없이 살아온 것을 보면 그 때 가까이 한 탱자 덕분일까.

 ◇ 송봉근 프로필  

現 원광대학교 광주한방병원장
現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한의학 박사)
現 원광대학교 광주한방병원 6내과 과장
원광대학교 한의과·동 대학원 卒
中國 중의연구원 광안문 병원 객원연구원
美國 테네시주립의과대학 교환교수   


 
기사입력: 2007/12/28 [03:00]  최종편집: ⓒ 브레이크뉴스 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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