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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내막
송봉근 교수의 한방클리닉 ‘차조기’
민간요법 식중독 즉효…헬리코박터균 역시 전전긍긍
송봉근칼럼니스트
원광대학교 광주한방병원장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혼부부가 인사차 병원에 들렀다. 남들보다는 조금 혼기가 늦어서인지는 몰라도 결혼 전 어딘지 모르게 쓸쓸하거나 허전하게 보이던 모습이어서 안타까움이 있었는데 이런 염려는 어느새 사라지고 부부간 다정한 모습이 정겹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이 무척이나 따뜻하게 보이고 다정히 손을 꼭 잡고 이야기 하는 모습에서 사랑이 새록새록 배어 나옴을 느끼게 된다. 절로 깨가 쏟아지겠다는 말이 입 밖으로 튀어 나온다.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하는 말이지만 깨는 참으로 여러 가지로 유용한 식물이다. 어릴 적 연분홍빛으로 핀 깨꽃의 달콤함을 맛본 적이 있다면 어린 시절의 추억은 언제나 감미로울 것이다.

여름 날 깻잎에 밥을 싸먹은 걸 기억하면 향긋한 향내가 아직도 입에 남아 있음을 느낄 것이다. 참기름의 고소함은 시들해진 식욕을 항상 일깨웠던 기억을 모두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아라비안나이트에서도 알리바바가 동굴 문 앞에서 ‘열려라 참깨’라고 외친 걸 보면 동서양을 막론하고 참깨는 매우 고소하면서도 귀중하고 유익한 식물인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어린 아이들이 자주 보던 ‘참깨 거리’ 라는 영어 프로그램도 있었던 것 같다.

참깨는 꿀풀과에 속하는 식물이다. 그런데 들이나 정원을 거닐다 보면 참깨와 비슷한 식물을 더러 발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잎은 깻잎과 비슷하지만 자줏빛이 돈다. 크기는 20-60 센티미터 크기로 자라고 여름철에 자줏빛은 꽃을 피운다. 

참깨와 같이 꿀풀과에 속하는 이 식물은 차조기 (Perilla frutescens)라 한다. 한의학에서는 잎이 자줏빛을 띄기 때문에 자소엽 또는 소엽이라 부르며 잎이나 씨앗 또는 줄기를 약용으로 사용한다. 

히포크라테스가 유명한 서양의 의사라면 중국에서는 유명한 의사로 화타가 있다. 어느 날 화타가 수달이 물속에서 노는 것을 관찰하게 되었다. 수달이 제 몸집보다 훨씬 큰 고기를 잡아먹더니 체하여 어찌할 줄 모르고 한참을 고통스러워하다가 물 밖으로 나와 자줏빛 잎이 나는 식물 즉 차조기를 한참이나 따 먹는 것을 보게 되었다.

차조기를 먹은 수달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물속에서 잘 노는 것이었다. 그리고 얼마 후 화타가 어느 고을에 가게 되었는데 젊은 청년이 큰 게를 먹더니 이윽고 배를 감싸 쥐며 데굴데굴 구르는 것이 아닌가.

주위 사람이 어찌할 줄 모르고 있는 터에 화타가 말하였다. ‘밖에 나가서 자줏빛이 나는 잎을 따서 먹이도록 하시요’ 차조기를 먹은 청년은 곧 배가 아픈 증상이 사라지게 되었고 마을 사람들은 화타를 다시 칭송하게 되었다.

▲ 차조기에는 진통효과와 식중독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어서 횟집에서 생선회에 빠지지 않는다.  
그래서 차조기는 민간에서 생선이나 게를 먹고 식중독에 걸렸을 때 잎을 생즙내서 마시거나 삶아서 먹는다. 차조기에는 진통효과와 식중독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어서 횟집에서 생선회에 빠지지 않고 차조기 잎이나 깻잎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특히 차조기는 위염을 일으키고 나아가서 위암의 원인이 되는 헬리코박터균에 대한 항균 활성 효과가 강하다고 한다.

헬리코박터균은 강한 산성인 위에서 살기 위해 요소분해효소를 활성화해야 하는데 차조기는 바로 요소분해효소의 활성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그래서 최근 헬리코박터균까지 없애준다고 개발된 모회사 제품의 유제품에는 차조기가 들어가 있다.

차조기는 본래 성질이 따뜻하고 방향성을 지니기 때문에 폐로 약효가 주로 작용하게 되며 심장과 위에도 약효를 발휘하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감기로 기침을 하는 증상에 자주 사용된다.

감기 초기에 오한과 기침을 주로 하는 증상에 차조기 잎을 다려 먹으면 땀이 나면서 기침이 멎게 된다. 기침에 흔히 처방되는 행소탕이라는 처방에는 행인과 차조기가 주약이다.

차조기는 또한 막힌 기를 뚫어주어 통증을 없애주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허리가 아프거나 어깨가 아픈 증상을 치료할 목적으로 요즘 진통제나 소염제의 성격에 해당하는 처방에는 어김없이 차조기가 주약으로 들어있다.

이 밖에도 차조기는 음식을 잘못 먹고 일어나는 갑작스런 설사에 효과가 있다. 소화액 분비작용과 위와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하는 효능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혈관확장 작용도 있고 발한 작용도 있어서 차조기를 많이 복용하게 되면 땀이 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차조기의 성분은 주로 정유와 방향성분이 페릴라알데히드 등이 있다. 페릴라알데히드는 설탕보다 200배 정도 달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감미제로 사용되기도 한다. 또한 방향성분 때문에 차조기에는 벌레가 먹지 않는다. 그래서 차조기 잎을 잘 우려내서 화초에 뿌려주면 훌륭한 살충제로도 사용할 수 있다.

최근에 차조기에는 항산화작용 물질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서양에는 차조기가 일본 허브로 알려져 있다. 사실 허브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좋은 효능을 가진 경우가 많다.

약효 또한 일반 시판약재와 견주어 손색없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요즘 허브에 대한 인기가 날로 높아가고 있다. 흔히 들이나 정원에서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냥 보아 넘길 수도 있겠지만 차조기는 여러 모로 유익한 식물이다. 뜰이나 화분에 심어놓고 가끔 향기도 맡고 몸이 감기로 찌뿌듯할 때 차로 다려 마시면 좋을 듯싶다.

 
 
◇ 송봉근 프로필  

現 원광대학교 광주한방병원장
現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한의학 박사)
現 원광대학교 광주한방병원 6내과 과장
원광대학교 한의과·동 대학원 卒
中國 중의연구원 광안문 병원 객원연구원
美國 테네시주립의과대학 교환교수  








 
기사입력: 2007/11/16 [01:06]  최종편집: ⓒ 브레이크뉴스 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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