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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내막
송봉근 교수의 한방클리닉 ‘오미자’
‘신체 열기’ “흡사 가문 날! 비 내려 저수지 채우듯”
송봉근칼럼니스트
▲  원광대학교 광주한방병원장  
전후 베이비붐 세대로 태어나 초등학교 다닐 무렵에 한 반에 여자아이들이 30여명은 족히 넘었던 것같다. 그리고 여자 아이들 중엔 으레 자로 끝나는 이름을 가진 친구들이 많이 있었다. 영자, 순자, 미자, 숙자…. 그래서 앞서가는 여자아이들을 향해 ‘자야’ 하고 부르면 반은 뒤돌아본다는 우스갯소리도 흔히 하곤 했다.

한 반에 같은 이름을 가진 아이들도 많았고, 심지어는 같은 동네에 사는 아이들끼리도 같은 이름을 가진 경우도 있었다. 그럴 때는 사는 동네의 위치나 신체적 특성을 붙여 구분하기도 했던 기억이 있다. 오미자도 그런 이름 중에 하나였다.

흔하다고 해서 사람 이름으로는 중히 여기진 않을 진 몰라도 약용으로 사용하는 오미자는 매우 귀중한 약재이다. 오미자는 우리나라 각지 산골에 자라는 목련과에 속한 낙엽성 덩굴식물(Schizandra chinensis)을 말한다.

덩굴식물인 오미자는 시계방향으로 감고 올라가는 특징을 보인다. 초여름이면 노란 빛은 꽃을 피우고 가을에 들어서면서 붉은색의 작고 둥근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게 된다. 이 열매를 오미자라 하며 약용으로 사용한다.

원래 오미자는 말 그대로 다섯 가지의 맛을 가진 열매이다. 시고 쓰고 맵고 달고 짠 다섯 가지의 맛을 모두 지녔기 때문에 약효도 다양하다. 다섯 가지의 맛 중에서 신 맛이 가장 강한 편이다. 신맛을 지닌 약초는 대개 폐 기능을 돕고 몸의 기운을 안으로 끌어들이는 수렴 작용을 한다.

동의보감에 오미자는 다음과 같이 약효를 말하고 있다. 먼저 허약한 것을 보한다. 몸이 마른 것을 살찌게 한다. 눈을 밝게 한다. 신장의 음을 따뜻하게 하여 저장하고 정력을 좋게 한다. 정액을 생성시킨다. 갈증을 없애준다. 가슴에 열이 오르는 증상을 없애준다. 술독을 풀어준다. 기침이 나고 숨이 찬 것을 낫게 한다.

▲ 덩굴식물인 오미자는 가을에 붉은색의 작고 둥근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게 된다.
한의학에서 신장은 수액을 주관하는 장기이다. 그런데 정력을 낭비하게 되면 이 수액이 줄어든다. 수액이 줄어들면 몸 안의 화기가 위로 뜨게 된다. 그래서 얼굴로 열이 오르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갈증이 나타난다. 이럴 때 오미자는 폐 기능을 도와 수액을 신장으로 수렴시키는 작용을 한다. 흡사 가문 날 비를 내려 저수지를 채우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요즘처럼 여름이 되면 몸 안이나 밖의 열로 몸에 저장되어 있는 수액은 발산된다. 수액의 발산을 따라 기운도 빠져 나간다. 갈증이 생기고 가슴이 타고 기운이 없게 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흔히 여름을 탄다는 증상이다.

이럴 때 오미자를 주재료로 한 음료를 우리 조상들은 즐겨 마셨다. 즉 폐기능을 도와 체액의 발산도 막고 신장의 수액을 저장하여 몸 안에 화기가 오르는 것을 막아 더위를 타지 않도록 하였다. 여기에 기운을 돕는 인삼과 여름 더운 날씨로 지친 심장의 기능을 돕는 맥문동을 더하여 여름을 나는 음료로 사용하였다.

얼음에 탄 시원한 콜라 한 잔이나 생맥주 한 잔으로 더위를 이기려는 습속이 현대인에게는 익숙하겠지만 이런 음료는 마시고 나면 더위나 갈증은 그대로 있다. 앞서 말한 오미자와 인삼 그리고 맥문동을 각각 1:1:2의 비율로 배합한 것을 생맥산이라 한다.

이 생맥산을 중불로 다린 다음 시원한 냉장고에 넣었다가 꿀을 약간 가미하여 마시면 여름을 나는 데는 매우 도움이 된다.

생맥산은 말 그대로 맥을 되살아나게 하는 약이라는 뜻이다. 현대 의학적으로도 생맥산은 심장의 수축력을 높이고 혈압을 낮추며 면역기능을 활발하게 하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중국 촉나라에 70이 넘은 태수가 있었는데 잠자리가 시원치 않아 처방을 받아 약을 지어먹었다고 한다. 약 복용 후 갑자기 정력이 강해져서 아들을 얻게 되었다. 그런데 도저히 남편을 감당할 수 없었던 늙은 아내는 마당에 약을 버렸는데 수탉이 이를 먹고 암탉이라는 암탉은 모두 올라타서 머리를 쪼아대니 모두 머리털이 빠지게 되었다. 이 처방이 바로 대머리가 된 닭이라는 뜻의 독계산이다. 이 독계산의 주재료 중의 하나도 바로 오미자이다.

▲ 고구려산 오미자는 최고의 품질로 대접받았다.
아무튼 오미자는 성분 중에 간기능을 돕고 간염이나 간경화를 치료하는 작용이 있는 것으로 최근 알려졌다. 특히 급성 바이러스성 간염으로 간수치가 매우 높은 경우 오미자의 성분 중의 하나인 시잔드린이 매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3그람 정도를 하루 세 번 한 달 정도 복용하면 간기능수치가 대부분 정상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또 심혈관계의 기능을 조절하고 혈액순환을 개선시켜 뇌기능을 돕는다고 한다. 정신기능을 안정시키고 치매 예방효과와 사고력 집중력을 높여준다고 한다. 만성기관지 확장증 환자의 기침과 천식에 매우 효과가 있으며 기침이나 가래를 없애준다고 한다.

오미자는 태백산 일대와 북한지역에서 나는 검은 색이 나는 북오미자와 남부 도서지방에서 주로 자생하는 붉은 색을 띠는 남오미자 그리고 제주도 지역에서 자생하는 흑오미자로 구분한다. 의서에서는 북오미자를 최고로 치고 있으며 특히 고구려산 오미자는 최고의 품질로 대접받았다고 한다.

이번 여름 더위에 지쳐 있으면 옛 선인들처럼 오미자 다린 물로 여름을 견뎌보자. 기운이 새로워질 것이다. 그나저나 초등학교 동창이던 오미자는 지금 잘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 송봉근 프로필  

現 원광대학교 광주한방병원장
現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한의학 박사)
現 원광대학교 광주한방병원 6내과 과장
원광대학교 한의과·동 대학원 卒
中國 중의연구원 광안문 병원 객원연구원
美國 테네시주립의과대학 교환교수  






 
기사입력: 2007/07/26 [02:00]  최종편집: ⓒ 브레이크뉴스 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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